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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용서

Posted September. 17, 2022 07:20   

Updated September. 17, 202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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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은 삶의 터전에 상처를 남겼고 명절은 누군가의 마음에 생채기를 남겼다. 오랜만에 보는 일가 피붙이가 모두 반갑기만 할 수 없다. 누군가는 밉고 누군가는 불편하다. 그런 사람 전혀 없고 헤어질 때 아쉽기만 했다면 복 받은 것이다.

 갈 때는 선물을 들고 갔다가 올 때는 원망만 품고 왔다고 해도 너무 속상해하지 말자. 우리에게는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남았다. 내 성의와 정성을 함부로 가져가 놓고 보상도 하지 않는 사람을 용서하기. 내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무시한 사람과 화해하기. 그런데 이것 참 쉽지 않다.

 상처는 둘이 만나 생기지만 용서는 혼자 해야 하는 일이다. 상처는 우연히도 생기지만 용서는 필연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힘들다. 힘드니까 시의 힘을 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시인은 용서를 하기 위해서 무려 바다의 힘을 빌려야 했다. 그는 바다 앞으로 가서 울면서 미움을 털어내고 있다. 내 것이면서도 갖고 싶지 않은 마음은 바다에 버리고 싶다.

 용서는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다. 그건 처절한 것이며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렇지만 안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미움 속에서 그냥 문드러지기에는 삶이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