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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핵전폭기, 알래스카 방공구역 침범… 美 전투기 대응 출격

러 핵전폭기, 알래스카 방공구역 침범… 美 전투기 대응 출격

Posted October. 20, 2022 07:53   

Updated October. 20, 202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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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러시아 전략폭격기가 미국 알래스카 인근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해 미국이 전투기를 출격시켜 저지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핵 억지 연습에 나선 가운데 러시아가 미국을 겨냥한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미-러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 2대가 17일(현지 시간) 태평양과 베링해 오호츠크해 중립 해역 상공에서 예정된 12시간 비행 임무를 수행했으며 국제 비행 규정을 준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태평양 비행단 소속 미그(MIG)-31 전투기가 같이 비행했다”며 “Tu-95 승무원들은 비행 중 급유를 받는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TU-95는 러시아 주력 장거리 폭격기다. 핵탄두 장착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미 북미방공사령부(NORAD)는 18일 러시아 폭격기 2대가 전날 알래스카 인근 ADIZ를 침입했다고 밝혔다. NORAD는 성명에서 “Tu-95 2대를 탐지해 추적한 뒤 F-16 전투기를 긴급 발진해 접근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ADIZ는 영공으로 접근하는 항공기를 조기 식별하기 위해 설정한 경계선이다.

 러시아 전략 폭격기 ADIZ 진입은 러시아 핵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토가 전날부터 연례 핵 억지 연습 ‘스테드패스트눈(Steadfast Noon)’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졌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러시아 핵 위협에 대해 “우리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는 어떤 징후도 보지 못했다”면서도 “미국은 (러시아 핵 시나리오에 대해) 완전히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핵 무력 충돌은 무모하고 무책임하다”며 “미국은 계속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는 13일 야르스(Yars)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시켜 훈련에 나섰다. 당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이번 훈련은 핵무기를 실험하는 연례 훈련”이라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예비군 30만 동원령을 발령했고, 며칠 뒤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 합병 조약 체결 당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를 지킬 것”이라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워싱턴=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