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경제전문가 97% “위기”… 이런데도 줄 파업 하겠다는 노동계

경제전문가 97% “위기”… 이런데도 줄 파업 하겠다는 노동계

Posted November. 22, 2022 07:44   

Updated November. 22, 2022 07:44

中文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설문조사에서 절대 다수의 국내 경제전문가들이 한국경제가 현재 위기에 처해 있다고 답했다. 일반 국민들의 인식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걱정과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몇 년간 보지 못했던 노동계의 동투(冬鬪)가 곧 시작될 예정이다. 이번 주 민노총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를 시작으로 지하철, 철도, 학교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KDI가 전문가와 일반국민을 나눠 진행한 조사에서 전문가의 97%, 일반국민의 96%는 우리 경제의 현 상황을 위기상황으로 진단했다. 또 전문가의 93%, 일반국민의 87%는 ‘위기 극복을 위해 중장기 전략·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국이 과거 사회·경제적으로 높은 성과를 냈지만 이제는 벽에 부딪친 만큼 미래를 위한 성장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깊이 빠져들고 있다는 징후는 이미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수출은 지난달부터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반면 높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탓에 올해 무역수지는 8개월 연속 적자가 확실시된다. KDI가 전망한 내년 성장률은 1.8%다. 오일쇼크,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빼곤 경험한 적 없는 낮은 성장률이다.

 더욱이 외부에서 비롯됐던 지금까지의 위협요인들과 달리 억눌려 있던 우리 안의 위협요인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화물연대는 ‘화물업계의 최저임금’으로 불리는 안전운임제 상설화를 요구하며 24일부터 전국의 핵심 사업장들을 봉쇄하겠다고 한다. 물류를 마비시켜 막대한 피해를 입힌 지 불과 5개월 만이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30일부터 지하철 운행을 절반까지 줄일 예정이다. 불법파업을 했을 때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 등 민노총의 요구는 위헌적 내용 때문에 경영계와 정부가 받아들일 수도 없는 것이다.

 이번 글로벌 복합위기는 대상을 가리지 않고 충격을 주는 게 특징이다.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이 고물가, 고금리에 시달린다면 대기업들은 수익성 추락과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어느 한쪽이 자기주장만 내세우며 극한투쟁을 벌이는 건 우리 사회가 위기를 넘어서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모두 한 발씩 물러나 고통을 나눠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도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극단으로 치닫는 갈등의 중재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