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냉동 보관된 배아로부터 쌍둥이가 태어났다고 미국 CNN방송이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현재까지 아이를 출생시킨 냉동 보관 배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CNN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사는 레이철, 필립 리지웨이 부부 사이에서 쌍둥이 남매 리디아와 티머시가 태어났다. 두 아기 배아는 1992년 4월 22일 익명의 부부에게서 받아 냉동 보관됐으며 이 부부가 2007년 기증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용이 가능해졌다.
리지웨이 부부는 기증자 번호가 앞일수록 더 오래전에 배아를 기증했을 것이라고 추측해 최대한 앞 번호 기증자를 고르기 위해 애썼다고 밝혔다. 다만 남편 필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냉동된 배아를 얻으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며 “단지 가장 오랫동안 우리를 기다려 온 배아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 부부에게는 이미 8세, 6세, 3세 및 생후 24개월이 채 안 된 아이 등 자녀가 넷 있다. 이들 가운데 체외 수정이나 배아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는 없다. 부부는 “쌍둥이는 우리 집에서 가장 어리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큰 아이들”이라고 했다.
이전까지 최장 기간 냉동된 배아는 2020년 미 테네시주에서 태어난 몰리 깁슨의 배아로 1992년 10월부터 약 27년간 보관됐다.
김수현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