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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회장 교체 압박하면서 관치 아니라는 김주현 이복현

금융 회장 교체 압박하면서 관치 아니라는 김주현 이복현

Posted December. 23, 2022 07:53   

Updated December. 23, 202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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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그제 3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물러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시는 걸 보며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고 치켜세우는 발언으로 연임 의사를 접지 않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퇴진을 압박해 관치(官治)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정책 공약을 총괄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NH농협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낙점된 데에 대해서는 관치가 아니라고 강변했다.

조 회장은 올 6월 부정채용 의혹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면서 3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갑자기 “라임 펀드사태를 책임지고 정리하겠다”며 사퇴해 그 배경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손 회장은 라임 펀드사태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라임 사태는 금융회사의 잘못 못지않게 부실 감독에도 책임이 있다. 정권이 바뀌어 감독기관의 수장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부실 감독의 책임까지 금융회사 측에 떠넘기기 쉬운 감독기관의 일방적 결정만으로 최고경영자에게 퇴진을 요구할 수 있는지는 본인이 중징계 처분에 불복해 법원의 판단을 구할 가능성과 금융회사의 독립성까지 고려해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

이 원장은 이 전 실장의 NH농협 회장 후보 낙점에 대해서는 “농협은 대주주 결정으로 그렇게 됐는데 거꾸로 ‘관치 논란이 있으니 그렇게 안 하시는 게 좋겠다‘고 말하는 게 오히려 관치 아니냐”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하루 전날 손 회장의 퇴진을 압박하면서 이 전 실장에 대해서는 “금융이 다 관치가 아니냐”고 말했다. 둘 다 말장난에 가깝다.

설혹 금융이 다 관치라도 관치가 문제되는 건 관치로 정권과의 유착을 강화할 때다. 대통령 대선 캠프를 총괄한 사람이 NH농협 회장 후보로 낙점된 것을 우려하는 건 정권과의 유착 때문이다. 신한금융과 달리 우리금융은 지분이 분산돼 사실상 주인이 없다. 이런 금융회사에서 회장이 물러나면 그 다음 회장은 친정부 인사가 낙점되기 쉽다. 그런 걸 못하도록 해 금융회사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이 감독기관이 해야 할 본연의 관치라면 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