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영국 자선지원재단(CAF)에서 지난해 말 발표한 ‘2022 세계기부지수’에서 한국이 119개국 중 88위를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2011년 57위에서 10년 사이 31계단 떨어졌다.
CAF는 2010년부터 매년 120여 개국 200만여 명을 대상으로 ‘모르는 사람 돕기’ ‘기부 경험’ ‘자원봉사’ 등을 주제로 설문조사해 나라별 순위를 매기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은 140위에서 49위로 오르며 한국을 추월했다. 대한상의는 한국이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기부 심리가 위축된 반면에 중국은 빠른 경제 성장과 함께 ‘인민이 함께 부유해지자’는 ‘공동부유(共同富裕)’ 운동이 확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과 호주가 지난해 3, 4위를 기록했고 캐나다 8위, 영국 17위, 스웨덴 50위, 독일 55위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기부는 규모 면에서도 201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0.79%에서 2021년 0.75%로 줄었다. 대한상의는 또 2021년 11월 통계청 조사를 인용해 우리 국민의 기부 참여율이 2011년 36.4%에서 2021년 21.6%로 하락하는 등 기부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대한상의는 민간 기부 활성화를 위해 기부금 세제지원을 확대하고 공익법인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기부금의 15%에 대해 세액공제를 적용한다. 반면 미국, 영국, 일본은 기부금 전액에 대해 소득공제를 한다. 세액공제는 산출된 세액에 대한 혜택인 반면에 소득공제는 과표대상인 소득 자체를 줄여주기 때문에 고소득자는 소득공제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대한상의 측은 또 “공익법인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실행할 통로인 만큼 활동 장려를 위해 의결권 행사 제한을 풀어주는 등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현익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