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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댄스 나이트… 군무에 빠진 뉴욕

Posted May. 08, 2023 08:09   

Updated May. 08, 202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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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 시간) 저녁 미국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K팝 동아리 ‘KBS 댄스 팀’이 트와이스의 ‘톡댓톡(Talk That Talk)’ 후렴구 춤 동작을 설명과 함께 선보였다. 그러자 100여 명의 뉴욕 시민과 10대 청소년이 춤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K팝 팬들뿐 아니라 호기심에 찾아온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힙합 댄서라는 30대 앨리스 씨는 “링컨센터가 주관한 이벤트라고 들어서 궁금해서 와봤다. K팝이 뭔지 대충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안무가 역동적이고 수준 높아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링컨센터와 뉴욕한국문화원이 공동 주최한 ‘K팝 댄스 나이트’는 대학 K팝 동아리와 시민들이 함께 춤을 배우는 행사다. 5월이 미국 내 아시아계를 기념하는 ‘아시아 헤리티지 먼스(Asia Heritage Month)’라는 의미도 담았다.

이날 뉴욕대 K팝 동아리 ‘K네시스(Knesis)’는 걸그룹 뉴진스의 ‘OMG’ 댄스를 선보였다. K네시스 그레이스 청 회장(22)은 “어린 시절 미디어에서 아시아인을 찾기 어렵다 보니 롤 모델이 없었다. 다들 미국 주류 백인 문화에 맞출 것인지 나만의 정체성을 찾을지 고민하는 시기”라며 “그때 K팝 뮤직비디오를 통해 만난 멋진 아시아인들의 모습이 아시안으로서 자부심을 심어 줬다”고 말했다.

2013년 생긴 K네시스는 매주 뉴욕대에서 학생들을 위한 무료 댄스 강습을 해왔다. 청 회장은 “모집 인원이 금방 마감될 때가 많아 학교에 더 큰 공간을 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K네시스의 페이스북 회원은 1000명이 넘는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KBS 댄스 팀 회원인 타이레스 우드햄 씨(21)는 “K팝처럼 군무를 완벽하게 추는 음악은 찾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어렸을 때 J팝에 먼저 빠졌고 10세 무렵부터 K팝 춤을 따라 하게 됐다고 한다.

부모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초등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6학년 같은 반 친구라는 에덴 로니어 양(12)과 이사벨라 새글레스 양(12)은 “학교에 K팝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그 친구들이 알려줘서 좋아하게 됐다”며 열심히 춤을 따라 했다. 어머니가 한국계인 로니어 양은 “제 정체성에 대한 궁금증이 늘 있어서 K팝에 더욱 관심이 갔다”고 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