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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붕괴 위기속, 간호사들도 해외로 떠난다

필수의료 붕괴 위기속, 간호사들도 해외로 떠난다

Posted June. 14, 2023 07:54   

Updated June. 14, 2023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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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처우를 찾아 국내 간호사들이 해외로 ‘취업 이민’ 가는 사례가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선진국의 간호사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인데, 안 그래도 부족한 국내 간호 인력이 대거 유출되면서 환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3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미국간호사국가시험원(NCSBN)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간호사 면허시험인 ‘엔클렉스(NCLEX)’에 응시한 한국인 수는 1816명에 달했다. 2018년 738명이었던 것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올 1∼3월 응시자 수는 1758명에 달해 역대 최대치 경신이 확실시된다. 이 통계는 처음 응시한 이들을 기준으로 집계돼 2차례 이상 시험을 본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응시자는 더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간호사들이 미국 등 해외로 취업을 나서는 것은 국내의 경우 보수 대비 처우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간호사 자격증을 따고 취업에 성공한 A 씨는 “미국은 한국에 비해 노동 강도는 절반가량인데 연봉은 4배나 된다”고 했다. 또 간호사 집단 내 괴롭힘 문화인 이른바 ‘태움’ 때문에 못 견디고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

의료 현장에선 “간호사 구인난이 응급의료 공백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서울 강서구의 한 중소병원은 2년 전 간호사 인력난으로 중환자실을 폐쇄했다. 병원 관계자는 “추가 간호사 채용이 어려워 여전히 중환자실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소설희기자 facthee@donga.com · 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