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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지침 급변에 불안” 수험생-학부모 학원 더 찾아

“수능 지침 급변에 불안” 수험생-학부모 학원 더 찾아

Posted June. 21, 2023 07:57   

Updated June. 21, 202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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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사교육 없이 혼자 준비하려 했는데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갑자기 쉬워질 가능성이 커서 실수를 하나라도 하면 등급 하락을 피할 수 없다. 안 되겠다 싶어서 학원에 등록하러 왔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A학원 6층의 한 강의실. 반수생 김모 씨(20)는 “요 며칠 뉴스를 보니 출제 기조를 종잡을 수가 없었다”며 말했다. 그는 이날 고3 문과생 대상으로 열린 입시설명회에 참석해 입시전문강사의 말을 열심히 경청했다. 강의실의 다른 참석자들도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 돌출된 변수에 불안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 설명회 시작 30분 전부터 학부모와 학생들은 100석이 넘는 강의실을 채우기 시작했다. “유명 강사가 정부의 급변한 수능 출제 방향과 관련된 입시 전략을 다룰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자녀가 재수 중인 학부모 이모 씨(48)는 “저녁시간에 집에 애들만 남겨두고 무리해서 왔다. 아이가 너무 불안해해서 나라도 설명회를 다니는 것”이라고 했다. 이 학원은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강남구 은마사거리 일대에 20곳이 넘는 별관이 있었다. ‘수능 출제위원’을 지낸 교사진이 만들었다는 이 학원의 ‘프리미엄 모의고사’에는 늘 학생이 몰린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앞서 14일부터 ‘이권 카르텔’ ‘발본 색원’ ‘공정 수능’ 등의 표현을 써가며 사교육을 잡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불확실성과 불안감에 휩싸인 학생, 학부모가 더욱 학원으로 몰려가며 사교육의 압박도 팽창하는 모양새였다. 한 학원 관계자는 “요 며칠 수능 뉴스가 쏟아진 뒤 학생들에게 지금까지 공부한 책은 다 버리고 ‘준킬러’ 문항 집중 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수능 전략, 입시 전략 모두 새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최훈진기자 choigiza@donga.com · 김보라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