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푸틴, 우크라 곡물 수출길 차단 위협

Posted July. 18, 2023 07:58   

Updated July. 18, 2023 07:58

中文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도 밀, 옥수수 등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안전한 수출을 보장했던 ‘흑해 곡물 수출협정’의 연장을 두고 ‘몽니’를 부렸다. 폭염, 홍수 등 극심한 이상기후가 전 세계를 덮친 가운데 18일 0시 협정 만료를 앞두고 연장에 동의하지 않을 뜻을 시사하면서 곡물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운 것이다.

모스크바타임스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5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 협정은) 러시아의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간 협정의 주요 목표 또한 달성되지 않았다”며 연장 불발 가능성을 거론했다. 러시아는 연장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의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산 농산물의 수출 재개, 우크라이나를 관통하는 러시아산 비료 수송관의 가동 재개 등을 요구해 왔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올 3월에도 협정 종료를 앞두고 이번과 비슷한 몽니를 부렸지만 막판에는 연장에 동의했다. 일종의 ‘식량 무기화’ 행보인 셈이다.

17일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유일한 다리이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주요 물자를 수송하는 통로인 ‘크림대교’에서 폭발이 발생해 최소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승용차를 타고 이 다리를 건너던 러시아 남부 벨고로드주 출신의 부부가 숨졌고 그들의 딸은 부상을 입었다고 BBC가 보도했다.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는 이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며 이번 공격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의 한 소식통도 BBC에 “우크라이나 해군 및 보안국의 특수 작전”이라고 말했다.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푸틴 대통령은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해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이 다리를 건설했다. 2018년 개통 행사 당시 직접 트럭을 몰고 다리를 건너는 퍼포먼스를 펼쳐 ‘푸틴의 자존심’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난해 10월에도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대교 위에서 폭탄이 터져 다리 일부가 붕괴됐다. 푸틴 대통령은 같은 해 12월 대교 복구 현장 또한 직접 찾을 정도로 이 다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