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의 중심이 서울 동쪽으로 바짝 붙어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한반도 내륙을 관통하는 데다 천천히 움직이며 전국적으로 큰비를 뿌릴 것으로 보여 태풍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10일 오전 강도 ‘강’(최대풍속 초속 33m 이상 44m 미만)으로 경남 통영 인근 남해안에 상륙한 뒤 10일 오후 전북 전주 북동쪽에서 강도 ‘중’(최대풍속 초속 25m 이상 32m 미만)으로 바뀌어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특보는 9일 오후 제주를 시작으로 이날 밤 전라 경상 등 남부지방, 10일은 경북 충청 수도권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으로 인한 이번 비는 9일부터 시작되겠다. 가장 많은 비가 쏟아지는 곳은 강원 영동일 것으로 보인다. 9일부터 11일까지 영동에는 200∼400mm(최대 600mm 이상), 특히 시간당 최대 100mm까지 예보돼 ‘극한 호우’가 내릴 수 있다. 영동 지역에 폭우가 내리는 것은 태풍 반경의 오른편에 위치해 바람이 세게 부는 ‘위험 반원’에 속할 뿐만 아니라 태백산맥이라는 지형적 요인 때문이다. 태풍 가장자리에서 불어 들어오는 적도의 고온다습한 수증기가 높은 산맥에 부딪히면서 비구름대가 강하게 발달하게 된다.
그 외 지역도 충남 서해안과 남부지방, 제주 100∼200mm, 남해안 등 최대 300mm,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북 내륙 최대 150mm 등 많은 비가 시간당 30mm 이상으로 거세게 내릴 수 있다.
바람이 부는 세기가 강해지고 강풍 영향권에 드는 지역도 넓어졌다. 태풍 중심선이 내륙 깊숙이 들어오며 강풍 반경(태풍 중심으로부터 초속 15m 이상의 바람이 부는 반경) 중심에 가까운 영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기차가 탈선할 수준의 강풍’(초속 40m)은 7일 기준 경남 남해안 일부에서 8일 기준 전남 경남의 남해안으로 확대됐다. ‘지붕이 날아갈 수준의 강풍’(초속 25∼35m)은 남부지방 전반과 강원 영동으로 확대됐다.
각국 태풍 수치예보모델에 따라 카눈이 현재 예상보다 서쪽 혹은 동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세, 북쪽 기압골, 태풍의 발달 정도에 따라 경로 전망 차이가 있지만 어느 전망이더라도 전국이 태풍 강풍 반경 안에 들어 비바람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예윤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