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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대사 “북-중-러 훈련 적절”… ‘3각 진영대결’ 리스크 대비해야

러 대사 “북-중-러 훈련 적절”… ‘3각 진영대결’ 리스크 대비해야

Posted September. 05, 2023 08:23   

Updated September. 05, 2023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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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가 2일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연합군사훈련에 북한을 포함하는 구상에 대해 “상당히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했지만, 북-중-러 3국 연합훈련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2000년대 중반 이래 실시된 중-러 연합훈련에 북한이 참여한 적은 없다. 앞서 우리 국가정보원은 러시아가 북한에 연합훈련을 제의한 것으로 본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북-중-러 연합훈련은 아직 러시아의 희망 사항이 담긴 대북 제안 단계로 보인다. 다만 그것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끝도 모를 소모전의 수렁에 빠져 있는 러시아로서는 당장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지원이 절실한 형편이다. 다만 중국이 직접적인 군사지원은 거부하고 있는 터라 러시아는 북한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북한도 고립과 궁핍에서 벗어날 기회로 여기고 있다. 이미 북한산 탄약이 은밀히 러시아에 흘러 들어간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고, 7월 말 러시아 국방장관의 북한 열병식 참석 이래 북-러는 고위급 교류를 통해 구체적 이행을 협의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그런 양자 간 군사협력이 3국 연합훈련으로 확대될지는 중국이 얼마나 호응하고 나설지에 달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욱 장기화하고 미-중 전략경쟁이 격화하면서 그 현실화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중-러 연합훈련에 북한까지 끼게 되면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독재국가 3국 연대, 특히 동아시아의 한미일 3각 공조에 대항하는 북-중-러 3각 체제가 부상하면서 한국은 그 대결의 최전방에 서게 된다.

최근 러시아는 우리 정부에 8·18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 이래 3국 간 밀착에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며 경고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이웃 국가의 주권을 유린하고 북한의 불법 도발을 감싸는 러시아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부터 의문이지만 난폭한 국제현실 속에서 한미일 협력 체제에만 기댈 수는 없다. 당장 우리 국민과 기업에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대비하고 한층 고도화할 북핵 위협 등 진영대결 리스크에 대처할 면밀한 외교전략을 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