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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푸틴 ‘무기-대북제재 완화’ 거래

김정은-푸틴 ‘무기-대북제재 완화’ 거래

Posted September. 13, 2023 08:20   

Updated September. 13, 20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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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12일 러시아에 도착한 가운데, 이르면 13일 정상회담을 갖고 불법 무기거래 및 대북제재 완화 등까지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에 요구할 위성·핵추진잠수함 기술 관련 핵심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반대급부로 러시아에 제공할 포탄 등 재래식 무기 관계자들까지 대거 동행해 무기거래가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임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린 대북 유엔 제재에 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대북 제재에서 이탈해 북한과의 무기거래는 물론이고 연합훈련 등에까지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북한과 러시아가 한미일이 가장 우려하는 무기거래 가능성까지 노골적으로 밝히면서 동북아 신냉전 위기가 가시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 정부 당국 및 러시아 매체 등에 따르면 10일 저녁 평양을 떠난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는 12일(현지 시간) 오전 북-러 접경지역인 하산역에 도착했다. 이후 열차는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북쪽 지역으로 이동했다. 당초 동방경제포럼(EEF)이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로 김 위원장이 이동해 이곳에 이미 와 있는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으로 보였지만 예상과 달리 다른 지역으로 간 것. 이에 김 위원장이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따라 이동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가 2012년 새로 건설한 첨단 우주기지다. 정부 소식통은 “무기거래 의사를 밝힌 북-러 정상에게 최적의 회담 장소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1일(현지 시간)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전면적 방문(full-scale visit)이 될 것”이라고 밝혀 무기거래 등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에 대한 식량·에너지 수출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12일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제 (북-러 간) 비밀 무기거래 논의가 가시화된 것”이라며 “특히 북한은 미사일 기술 이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크리스 쿤스 의원은 “그들(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악마의 거래’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