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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용 부결…제대로 된 후임 인선 서둘러 사법부 공백 메워야

이균용 부결…제대로 된 후임 인선 서둘러 사법부 공백 메워야

Posted October. 07, 2023 08:11   

Updated October. 07, 202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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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어제 부결됐다.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노태우 정부 때인 1988년 정기승 이후 두 번째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부결 당론을 정하고 투표에 임했다. 의원들의 자율 투표에 맡겨할 할 사안을 부결 당론을 정해 강행한 야당의 행태나 그 결과 사법수장 공백 사태가 벌어진 것은 유감이다. 그러나 이 후보자가 어느 공직자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대법원장으로서 최선의 후보자였는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후보자는 가족이 보유한 10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3년간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 주식 배당금으로 10년간 3억 3000만원을 받고 세금까지 납부하고도 재산신고는 하지 않았다. 오랜 법관 생활을 한 사람의 ‘몰랐다’는 해명은 설혹 사실이라 하더라도 와 닿지 않는다. 이 후보자의 아들은 대학교 1학년 때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인턴을 했다. 이 후보자는 아들이 인턴이 되는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오얏 나무 아래서는 갓끈 고쳐매는 일도 삼가야 한다.

이 후보자는 법원장 후보 추천제, 고등부장 승진제 폐지 등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시행된 제도에 각을 세우는 데 치중했을 뿐 그런 제도 도입의 원인이 된 사법 행정의 관료화를 막으면서 재판의 공정성과 신속성을 이끌어낼 대안도 내놓지 못했다. 상고심 사건의 신속 처리를 위해 대법관 수를 8명 이상 증원한다는 계획도 관건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법원 구성원의 동의를 얻는 실행력이다.

당장 대법원장 공백으로 전원합의체 재판이 불가능해졌다. 선임 대법관이 맡는 대법원장 권한대행은 대법관의 후임을 지명할 수는 없어 내년 1월 안철상 민유숙 대법관이 퇴임하면 소부(小部) 재판까지도 차질이 우려된다. 대법원의 기능 마비로 하급심의 순차적인 판결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무슨 노력을 기울였는지 자성해야 한다. 어느 때보다 야당의 협조가 필요할 때 오히려 더 야당과 대립했다. 일단 윤석열 대통령은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고, 전임 대법원장들의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보완할 지헤를 가진 새 후보자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 그와 함께 야당을 설득하는 정치력 또한 사법부 기능 마비 사태를 막기 위해 꼭 필요한 것임을 잊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