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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자제”… 차분한 이태원 거리

Posted October. 28, 2023 08:51   

Updated October. 28, 202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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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보고 싶어. 언제나 널 생각해.”

이태원 핼러윈 참사 1주기를 앞둔 2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사고 현장에는 추모 문구를 담은 포스트잇 수백 개가 벽 한쪽을 빼곡히 채웠다. 한글과 영어뿐 아니라 일본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평안을 바랍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글들이 채워졌다. 지난해처럼 핼러윈을 즐기려 이태원을 찾은 시민들은 많지 않았고, 한산한 분위기마저 느껴졌다.

이태원 상인들도 추모 분위기에 동참했다. 예년에는 각종 핼러윈 장식품이 거리를 메웠지만, 이날은 그런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추모를 위해 아예 문을 열지 않은 가게도 상당수였다. 참사 현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재연 씨(40)는 “예년에는 밤샘 영업을 했겠지만 올해는 오후 11시까지만 하기로 했고, 핼러윈을 연상시키는 행사 장식 등은 일절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와 경찰, 소방 등은 혹시 모를 인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총력 대응했다. 특히 이태원 대신 청년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홍대앞, 강남, 건대입구 등 주요 번화가 16곳을 주시하고 있다.

핼러윈 참사 1주년의 차분한 분위기는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나타났다. 27일 젊은이들의 만남 장소로 유명한 일본 도쿄 시부야역의 하치코 광장에는 “시부야는 핼러윈 이벤트 장소가 아닙니다”라는 초대형 간판이 설치됐다. 시부야역 인근에서는 27일부터 31일까지 닷새간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는 길거리 음주가 금지된다. 이 지역 편의점들은 자체적으로 이 시간에 술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시부야역 앞 명물 하치코 동상에는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울타리를 쳐 접근을 봉쇄할 계획이다.


이채완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