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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정말로 헤어지지 않는 마음 담으려 썼죠”

한강,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정말로 헤어지지 않는 마음 담으려 썼죠”

Posted November. 11, 2023 08:41   

Updated November. 11, 202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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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 마음’을 느껴주시면 좋겠어요. 이 소설은 정말로 헤어지지 않는다는 마음, 끝까지 애도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설가 한강 씨(53)가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4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메디시스 외국문학상을 9일(현지 시간) 수상한 뒤 소설의 프랑스어판을 낸 그라세출판사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메디시스상은 공쿠르상, 르노도상, 페미나상과 함께 프랑스 4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 작가가 2016년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받은 지 5년 만인 2021년 펴낸 이 책은 제주 4·3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그는 “눈, 눈송이의 질감, 촛불, 벽에 어른거리는 그림자라든지 가볍고 부드러운 것들에 대해 많이 묘사했다”며 “이것이 (제가) 어떤 방식으로 사건에 다가가고 있는지 감각으로 느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거운 역사를 다뤘는데도 프랑스 문단의 좋은 평가를 받은 데 대해 한 작가는 “역사 속에서 일어난 일을 다룬다는 것은 인간 본성에 대해 질문하는 일”이라며 “(한국과 프랑스가) 설령 역사적 배경이 다르다고 해도 인간으로서 공유하는 것이 있어서 당연히 누구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을 배경으로 한 ‘겨울 3부작’을 집필 중인 한 작가는 “한국 현대사에 대해선 그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제 소설엔 겨울 이야기가 많은데 지금 준비하는 건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이야기일 것 같다”며 “바라건대 다음엔 봄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를 좀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 작가는 2019년 제33회 인촌상을 수상(언론·문화부문)하기도 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