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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군사채널 복원 ‘해빙’ 물꼬…韓 ‘외교의 폭’ 넓혀야

美中 군사채널 복원 ‘해빙’ 물꼬…韓 ‘외교의 폭’ 넓혀야

Posted November. 17, 2023 08:14   

Updated November. 17, 202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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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양국 간 군사 소통 채널을 전면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작년 8월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후 끊긴 군사채널을 15개월 만에 복원하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의 심각한 사회문제인 ‘좀비마약’ 진통제 펜타닐의 서방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평가했지만 두 정상은 대만문제와 수출통제 등 주요 현안에선 뚜렷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이번 회담 결과를 두고 1년 만의 G2 정상회담 성과치곤 초라하다는 평가도 많지만, 그간 경제·기술·군사 등 전방위에 걸쳐 대립했던 미중이 관계 안정화를 위한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특히 유럽과 중동에서 벌어진 두 개의 전쟁으로 국제 질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미중 간 지나친 경쟁이 오판과 우발에 의한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전 세계가 우려해 왔다. 이런 위기감 속에 일단 양국이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협력의 공간을 만들어 나가기로 뜻을 같이한 것이다. 미국 대선을 1년 남긴 바이든 대통령도, 중국의 경기 침체에 직면한 시 주석도 더더욱 안정적 관리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중 협력의 시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체제와 이념이 다른 1, 2위 국가 간 경쟁은 불가피한 게 국제정치의 현실이다. 그간의 불거진 수많은 핵심 쟁점이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넘겨진 것도 그 때문이다. 나아가 시 주석은 “지구는 두 나라가 모두 성공할 만큼 충분히 크다”며 G2 공동의 세계질서 주도를 위한 ‘중국의 자리’까지 주장했다. 한반도 문제 역시 평행선이었다.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은 “모든 당사자는 북한의 합당한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며 미국 책임론을 되풀이했다고 한다.

미중은 이제 치열하게 다투되 유혈은 피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여전히 양국 사이엔 갈등과 불안 요인이 산적한 만큼 앞으로 어떤 돌발 변수가 미중 관계를 흔들지도 알 수 없다. 다만 미중이 경쟁을 관리하며 협력의 규칙을 하나씩 만들어 간다면 우리 정부의 외교적 입지도 한결 넓어질 것이다. 갈수록 커지는 북핵 위협과 북-러 간 위험한 거래,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을 막을 기회의 창도 열릴 수 있다. 정부가 그간 북핵 위협에 맞선 동맹 결속에 주력했다면 이젠 중국과의 관계에서 유연하고 탄력적인 외교력을 선보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