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출근길 횡단보도 사고 4명에 새 삶 준 26세

출근길 횡단보도 사고 4명에 새 삶 준 26세

Posted November. 22, 2023 09:46   

Updated November. 22, 2023 09:46

中文

헌혈과 봉사활동을 즐기며 베풀고 살아온 26세 여성이 뇌사 뒤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났다. 2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회사원 박래영 씨(26·사진)가 지난달 13일 고려대구로병원에서 심장과 간, 양 콩팥을 뇌사 뒤 기증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9월 18일 출근길 횡단보도에서 보행 신호에 길을 건너다 차에 치였다. 당시 운전자는 서류를 줍다가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밟아 사고를 냈다. 박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유족은 평소 베풀길 좋아했던 박 씨가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길을 선택했을 것 같아 기증에 동의했다.

유족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에서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 씨는 밝고 활동적이며 어려운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는 따뜻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연구소와 동물병원, 요식업 등에서 일을 하며 좋아하는 직업을 찾아가던 중이었다. 박 씨는 생전 어머니 이선숙 씨에게 파랑새가 그려진 엽서를 주면서 ‘행복하게 살자’고 적었다고 한다. 이 씨는 “래영아, 엄마도 파랑새처럼 살 테니까 너도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말고 행복했으면 좋겠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유족이 남긴 영상 편지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조건희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