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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뇌에 새겨진 범죄현장 증거 추적”…檢, AI 활용한 뇌파분석 수사법 개발

“범인 뇌에 새겨진 범죄현장 증거 추적”…檢, AI 활용한 뇌파분석 수사법 개발

Posted December. 26, 2023 08:07   

Updated December. 26, 202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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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인공지능(AI)의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새 뇌파 분석 기법을 개발하고 강력범죄 수사에 도입하기로 했다. 검찰이 수사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건 처음이다.

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찰청 과학수사부(부장 박현준)는 최근 한양대 뇌공학과 임창환 교수팀과 함께 머신러닝을 활용한 뇌파 분석 기법을 개발했다.

검찰의 기존 뇌파분석 기법은 뇌에 친숙한 자극이 주어질 때 발생하는 특정 뇌파(P300·자극 제시 후 0.3초만에 나타나는 뇌파)를 활용했다. 피의자의 뇌에 범행 장소와 방법 등이 기록돼 있을 걸로 보고 범행 장소·도구 등을 제시한 뒤 뇌파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증거가 없거나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할 때 활용했지만 정확성이 떨어져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다.

검찰이 임 교수팀과 함께 개발한 새 기법은 P300 반응 외에도 뇌 영역 간 주고받는 신호의 연결 강도와 횟수 변화 등을 분석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에게 범행 도구나 장소 등의 정보를 제공한 후 뇌를 검사하면 시각과 촉각 등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두정엽 부분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사결정을 내리는 부분과의 연결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같은 뇌의 ‘네트워크 흐름’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머신러닝 기술로 AI에 학습을 시켜 범인과 참고인, 단순 목격자 등을 구분한다는 것이다.

김석찬 대검찰청 뇌파분석관은 “범죄 현장은 범인의 뇌에 증거를 남길 수밖에 없다”며 “머신러닝 기술로 6만여 개의 뇌파 데이터를 학습해 적용한 결과 정확도가 96.2%로 나타났다. 앞으로 뇌파 분석을 이용한 과학수사가 늘면서 장기미제 사건 수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