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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예멘반군 거점 때렸다…중동 확전 위기

美英, 예멘반군 거점 때렸다…중동 확전 위기

Posted January. 13, 2024 08:07   

Updated January. 13, 202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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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이 12일 새벽(현지 시간) 세계 물류의 ‘동맥’인 홍해를 공격해온 친(親)이란 예멘 반군 후티의 군사 시설을 기습 타격했다. 지난해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 이후 미영 연합군이 중동 지역에서 개시한 첫 무력 공습으로, 미국과 이란이 격돌하는 전면적인 중동전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과 영국군이 호주,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의 지원을 받아 예멘 내 다수의 후티 표적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이번 공격에 대해 “필요하고 (후티 공격에) 비례적인 조치”라고 했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미영 연합군은 잠수함과 전투기 등을 동원해 후티 반군의 근거지 16곳에서 60개 이상의 목표물에 공격을 가했다. 중부사령부는 “항행의 자유에 대한 국제사회 약속을 강화하고 홍해에서 상업 선박에 대한 후티의 반복적인 공격에 맞서는 다국적 공격”이라고 선포했다.

한국 등 10개국 정부도 지지 성명을 내놓았다. 한국과 미국, 영국, 호주, 바레인, 캐나다,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은 “유엔 헌장에 부합하는 개별 및 집단 자위권에 따른 것”이라며 후티의 공격에 노출된 자국 선박의 보호 조치임을 강조했다.

기습 공격을 받은 후티는 AFP통신에 “공습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관련된 선박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이란 역시 “예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하마스를 지지하던 러시아도 공습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홍해를 유럽 시장의 길목으로 삼고 있는 국내 산업계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부품을 수급해 유럽 내 생산공장으로 운송하는 TV 및 가전업계나 완제품을 수출하는 자동차·소재·석유화학업계 모두 영향을 받는다. 홍해와 유럽을 잇는 길목인 수에즈 운하는 국내 가전업계 전체 해상 운송량의 10%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국제유가도 들썩이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2일 한때 전일 종가 대비 약 2.7% 오른 배럴당 73.96달러에 거래됐다. 정부 관계자는 “중동 지역 분쟁이 발생하면 유가가 민감하게 반응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