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포드와 일본 렉서스 차량을 경호 차량으로 쓰는 장면이 포착됐다. 고가의 차량은 사치품에 해당돼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으로 수출, 이전이 전면 금지돼 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최근 보도한 영상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평안남도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건설 착공식에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마이바흐 차량을 타고 있다. 뒤이어 검은색 승합차 4대가 따르고 있는데, 이들 차량은 포드의 승합차 ‘트랜짓(Transit)’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방문 당시 현대자동차의 스타리아를 경호 차량으로 이용한 바 있다. 그 이후 경호 차량이 추가되거나 바뀐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위원장 차량 바로 앞에서 다른 경호 차량 한 대가 달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일본 도요타사의 브랜드인 렉서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LX 3세대 모델로 추정된다.
국제사회는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은 이를 비웃듯 고가의 외제차를 애용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의 새 전용 차량을 공개했는데 ‘마이바흐 GLS 600’으로 추정됐다. 국내 판매가가 최소 2억6000만 원에 달하는 차량이다. 북한의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벤츠의 최고급 세단 ‘S 클래스’를 타고 회의장에 도착하는 모습도 지난해 연말 관영매체에서 공개됐다.
북한은 유럽의 재외 공관 등을 통해 사치품을 밀반입하는 것으로 우리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2019년 미국 비영리 연구단체인 선진국방연구센터는 김 위원장의 벤츠 마이바흐 2대에 대해 “2018년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탈리아, 네덜란드,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 등을 거쳐 평양으로 밀반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도예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