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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베스트 병원’ 17곳 중 지방은 1곳뿐… 쏠림 해소 급하다

韓 ‘베스트 병원’ 17곳 중 지방은 1곳뿐… 쏠림 해소 급하다

Posted March. 06, 2024 07:44   

Updated March. 06, 2024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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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병원 17곳이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실시한 병원 평가에서 세계 베스트 병원(World’s best hospitals)에 선정됐다. 하지만 대구가톨릭대병원 단 1곳을 제외한 나머지 16곳이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수도권 대형 병원이었다는 점에서 고사 위기에 놓인 지역 의료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019년부터 매년 실시되는 이번 평가는 환자 대 의사 비율 등 정량 지표와 환자 만족도 등 정성 지표로 이뤄진 것이다.

지역 병원은 인구 감소와 수도권 환자 쏠림으로 만성적인 적자와 의사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다 문을 닫으면 환자들은 수도권 원정 진료를 다녀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수도권과 지역 간 의료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2021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치료 시기를 놓쳐 사망한 ‘치료 가능 사망자’ 수가 서울은 38.6명이지만 강원은 49.6명에 달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같은 지역 의료의 붕괴를 방치해 왔다. 민간 병원이 수익을 내지 못해 문을 닫는다면 공공 병원이 그 역할을 맡아줘야 하는데 우리나라 공공 병원은 전체의 약 5% 수준이다. 인력과 재정 투자도 뒷전이었다. 우리와 달리 일본은 세계 베스트 병원 15곳 중 7곳이 규슈대 병원, 나고야대 병원, 교토대 병원 등 지역 병원이었다. 의료 취약 지역 근무를 약속하는 지역의사제를 도입하고, 지역의료개호 확보기금을 신설해 지역 국립대 병원을 육성하는 등 꾸준히 인력과 재정 투자를 해 온 결과다.

정부는 5년간 매년 의대 2000명 정원 확대를 통해 지역 의료와 필수 의료를 살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늘어난 의사가 수도권으로만 쏠린다면 의료비 급증 등 국민 부담만 늘릴 뿐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정부는 의대 증원분을 지역에 주로 배분하고 교수 채용과 수익을 보장하는 계약형 필수 의사제도 추진한다. 지역 수가 별도 책정 등 과감한 지원 없이 이런 정도의 유인책으로 지역 기피 현상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의 건강권이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침해될 수 있는 지금의 상황은 정상이라 할 수 없다. 의사 증원이 지역 의료 격차 해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