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미군 유격·첩보부대원으로 적진을 넘나들며 큰 전공을 세운 참전용사가 73년 만에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국방부는 3일 경기 광명시에 있는 박충암 옹(92)의 자택을 방문해 화랑무공훈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옹은 6·25전쟁 중 8240부대(켈로부대·KLO) 산하 울팩3부대 정보계장으로 황해도 일대에서 적 후방 교란과 보급로 차단, 첩보 수집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8240부대는 주요 시설 파괴와 화력 유도 등의 비정규적 임무를 위해 1951년 2월 주한 유엔군 산하에 창설됐다.
박 옹은 1951년 6월 임무 수행 중 유격대원들과 함께 적과 교전해 22명을 사살하고 차량 11대를 파괴하는 전과를 올렸다고 한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적의 군중대회 현장을 기습해 간부 다수를 생포하는 등 영웅적인 활약상을 보였다고 군은 전했다.
유격작전으로 적 후방을 교란하는 등 큰 공적을 세웠지만 미군 유격·첩보부대원이었기 때문에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훈장을 받지 못하다가 국방부가 최근 사료 조사를 통해 그의 공적을 발굴해 화랑무공훈장 수훈자가 됐다.
이날 훈장을 직접 전달한 오영대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훈장을 드릴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선배 전우 한 분 한 분의 고귀한 희생과 전투 공적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유공자를 발굴하겠다”고 했다.
국방부는 6·25전쟁에 참전해 공적을 세우고도 서훈이 누락된 참전용사의 공적을 심사해 2011년부터 매년 추가 서훈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까지 310여 명이 훈장을 받았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