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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 알바’ 청년 45만… 주15시간미만 취업 최다

‘쪼개기 알바’ 청년 45만… 주15시간미만 취업 최다

Posted June. 28, 2024 07:57   

Updated June. 28, 2024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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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이모 씨(21)는 올 초부터 용돈 벌이를 위해 서울 관악구의 한 카페에서 주 4일 일하고 있다. 근무 시간은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단 3시간. 이 일을 하기 위해 출퇴근에만 왕복 2시간을 쓴다.

최근 그는 점주에게 아르바이트 시간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주휴수당을 줄 여력이 없어 어렵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이 씨는 “일자리 자체가 많이 없는 데다 몇 군데 면접을 봐도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받아주지 않았다”며 “지금 일하는 곳은 알바가 처음인 사람도 받아줘서 근무 시간이 아쉬워도 그냥 다니고 있다”고 했다.

이 씨처럼 주 15시간 미만 일하는 청년 초단시간 취업자가 지난달 45만 명에 달해 역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열에 아홉 이상이 임금근로자로, 이들은 주휴수당을 받을 수 없고 연차휴가, 퇴직금 및 각종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있어 고용의 질이 좋지 않다. 얼어붙은 내수에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쪼개기 고용을 늘리고, 그 피해를 청년들이 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 마이크로데이터(MDIS)에 따르면 지난달 주 15시간 미만 20, 30대 초단시간 취업자는 1년 전(38만2300명)보다 17.0% 불어난 44만7300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모든 달을 통틀어 역대 가장 많다. 반면 지난달 20, 30대 전체 취업자는 910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오히려 1.0% 줄었다. 청년 일자리는 줄고 있는데 쪼개기 고용으로 질 나쁜 일자리만 늘고 있는 셈이다.

청년층에서 초단시간 취업자가 늘어나는 건 사회 전체적으로도 인적자본 저하 등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인건비를 조금이라도 아껴야 하는 영세 업주들은 직원 관리 등의 어려움을 감수하고 ‘쪼개기 고용’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층에서 초단시간 일자리가 늘어나는 건 결국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기술을 배우고 인적자본을 축적해야 할 시기에 초단시간 일자리를 전전하면 단순 노동에 머무를 가능성이 커지고 평생 소득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라고 했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