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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승리” 67%… 바이든 교체론 터져나왔다

“트럼프 승리” 67%… 바이든 교체론 터져나왔다

Posted June. 29, 2024 07:33   

Updated June. 29, 2024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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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the worst president in the history)이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은 27일(현지 시간) 첫 대선 TV 토론이 인신공격과 가짜 정보로 도배된 ‘네거티브 비방전’으로 흘렀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차례 말을 더듬고 실언해 ‘최악의 토론’이란 혹평을 받으며 고령 리스크를 키웠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침없는 거짓말로 공세를 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선거일까지 131일 남은 미 대선은 향후 정책 경쟁 대신 네거티브 공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스튜디오에서 악수도 없이 곧장 토론에 돌입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와 낙태권, 이민 문제 등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은 내가 이룬 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무너뜨렸다”며 “의심의 여지없이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말은 모두 거짓”이라며 “그야말로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받아쳤다.

전현직 대통령의 충돌은 이민과 사법 리스크를 두고 격화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는 재임 기간 미군 전사자를 ‘호구(sucker)’와 ‘패배자(loser)’라고 불렀다”며 “호구와 패배자는 당신”이라고 했다. 또 성추문 입막음 사건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범죄자’라고 부른 뒤 “당신은 부인이 임신 중일 때 성인배우와 잠자리를 가졌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은 중국으로부터 돈을 받은 ‘만주 후보(Manchurian Candidate)’”라며 “나는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으며, 바이든은 퇴임하자마자 중범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중계된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부르는 등 실언이 잦았다. “불법 이민자들이 성폭행을 저지른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반박하며 낙태권 보호를 강조하려다 “많은 젊은 여성들이 배우자와 형제자매에게 성폭행을 당한다”고 말실수하기도 했다.

조기 TV 토론을 통해 지지부진하던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을 기대한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토론 뒤 민주당에선 후보 교체론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CNN에 “바이든 대통령이 더딘 출발을 했지만 마무리는 강력했다”며 “토론 성과가 아니라 지난 3년 반의 업적을 봐야 한다”고 했다. 반면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늘 토론은 미국의 적들을 대담하게 만들 정도”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공개해야 한다”며 고령 리스크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애틀란타=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