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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직 내몰리는 2차 베이비부머, 954만 대기 중인데…

단순직 내몰리는 2차 베이비부머, 954만 대기 중인데…

Posted July. 16, 2024 07:51   

Updated July. 16, 202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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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954만 명이나 되는 ‘2차 베이비 부머’의 은퇴가 올해부터 본격화하는데도 우리 사회의 대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전체 인구의 18.6%가 10년 안에 산업현장에서 단계적으로 퇴장하고, 이후 세대는 인구가 급격히 줄어 노동력 부족을 피할 수 없다. 그런데도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50대 ‘젊은 은퇴자’ 대다수는 임시직이나 저임금 단순직 외에는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없다고 호소한다.

1964∼1974년 출생자인 2차 베이비 부머는 대부분 50대로 올해 처음 60세에 도달했다. 1955∼1963년에 태어난 705만 명의 1차 베이비붐 세대보다 대학에 더 많이 진학했고, 고도 성장기였던 1980, 90년대에 어렵지 않게 취직해 수십 년간 일했다. 그래서 이들이 모두 은퇴할 경우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최대 0.38% 떨어질 것으로 한국은행은 전망한다.

고학력에 건강상태도 좋은 2차 베이비 부머들은 70세 넘어서까지 일하고 싶다는 열의가 강하다. 청년들이 기피하는 중소기업에선 이 세대 숙련공들이 은퇴할 경우 공장을 돌리는 게 어려운 상황이다. 국가적으로도 이들이 산업 현장에 남는 게 이득이다. 노동력을 유지하면서 복지비용 증가, 국민연금 고갈의 속도를 늦출 수 있어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최근 “노동수명, 노인고용을 늘리면 국내총생산(GDP)과 재정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년제도와 경직적인 연공서열형 임금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 미국, 영국은 나이로 인한 근로자의 차별을 없앤다는 취지로 오래 전 정년을 폐지했다. 유럽 선진국들은 속속 연금수급 시기를 늦춰 일하는 나이를 60대 중반까지 늘리고 있다. 법정정년이 한국처럼 60세인 일본은 기업들이 재계약 등을 통해 임금을 낮추면서 적게는 65세, 많게는 70세까지 근로자들을 ‘계속고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현대차 노사가 최근 정년퇴직한 기술·정비직을 신입초봉 대우로 2년 더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합의한 건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기업이 많아지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노동인구 감소 문제를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 정부도 노동력 쇼크에 대비해 2차 베이비 부머의 축적된 역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재고용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