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후보가 당선돼도 (한국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2일 ‘2024 한경협 제주 하계 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도 한국 기업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류 회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노동조합과 관련된 기업들을 먼저 생각했는데, 한국 기업들은 노조 없는 미국 주에 주로 진출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 투자한 기업을 미국 기업과 똑같이 대우해 줄 것이기에 (한국과) 잘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집권 시 외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폐지 등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미국 투자를 늘린 한국 기업들에 더 많은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류 회장은 “한미일 세 나라가 협력한다고 하면 트럼프 후보도 협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한국 경제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근본적 문제를 ‘올드(OLD)’라고 정의했다. 올드는 ‘낡은 제도(Outdated), 낮은 출산율(Low), 정체된 산업구조(Dormant)’의 영단어 앞 자를 딴 말이다.
그는 “다른 선진국엔 없는 규제가 너무 많아 한국 기업은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는 형국”이라며 “인구 유지를 위해 종교가 비슷한 나라에서 이민을 받거나 입양 등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지난해 8월 한경협 회장에 취임했다. 취임 이후 한경협을 떠났던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이 재합류했지만 아직 회비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 류 회장은 회비 납부에 대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주=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