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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간 유지태 “北주민 아픈 상처 치유해줘야”

미국 간 유지태 “北주민 아픈 상처 치유해줘야”

Posted July. 24, 2024 07:36   

Updated July. 24, 202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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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곳 중 어두운 곳을 향해 여러분의 손을 내어주길 바랍니다.”

배우 유지태 씨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통일부와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 공동주최로 열린 ‘2024 북한인권국제대화’에 참석해 “우리의 행동이 국가로부터 외면 받는 북한 주민들의 아픈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길 바란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검은 정장 차림의 유 씨는 이날 6분간 영어로 연설을 했다. 유 씨는 지난달 27일 통일부 북한인권홍보대사로 위촉돼 김영호 통일부 장관 방미길에 동행했다.

유 씨는 “제 관심의 영역은 대중문화 안에서 밖으로, 내 삶에서 다른 이들의 삶으로 확장돼나갔다. 한반도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제 시선은 자연스럽게 세상으로부터 가장 소외된 곳, 북한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 향했다”고 했다. 이어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서 겪는 시련을 소재로 한 웹툰 ‘안까이(아내를 뜻하는 함경도 방언)’를 언급하면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웹툰을 통해 이 순간에도 겪고 있는 탈북민들의 아픔을 전달하고자 했다. 가혹한 인권침해를 피해 북한을 탈출한 여성들은 탈출 과정에서 더 가혹한 인권침해에 노출되고 가족과 생이별한 채 평생 가족을 그리며 살아가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유 씨는 탈북민들을 취재하면서 직접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북한 인권 문제를 정치적 문제가 아닌 보편적 인권의 관점에서 다뤄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유 씨는 “북한인권 문제는 북한의 인권이라는 이유로 색깔이 입혀지곤 한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얘기하는 것은 북한 안의 사람”이라고 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북한인권홍보대사로 위촉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 사람이라면 북한 인권에 대해서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한다”며 “재중 탈북자, 북한 이탈자 인권 문제가 조명되고 (이들이) 보호되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유 씨는 이날 “이 세상 어디든 불의가 있다면 눈 감고 외면하지 말고 행동해달라”면서 “불의를 키우는 건 불의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의 방관”이라고 했다. 이어 “제 자리에서 북한 사람의 진짜 이야기를 담아내고 전달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6분가량 이어진 연설이 끝나자 박수가 쏟아졌다. 유 씨는 23일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주최 행사에도 참석해 북한 인권 관련 연설을 할 예정이다.

김 장관도 이날 행사에서 “탈북민들은 자유와 인권의 상징”이라며 “통일부는 탈북민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흔들림없는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이 자유롭게 꿈꾸고 자신들의 열망을 이룰 수 있는 그날까지 미국과 국제사회가 흔들림없는 지지를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