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북한 탁구는 1991년과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나 ‘KOREA’라는 이름으로 단일팀을 꾸렸다. 1991년에 여자 단일팀은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단체전 정상에 올랐고 2018년엔 4강에 진출했다. 당시 남북한 선수들은 웃음꽃을 피우며 훈훈한 분위기에서 대회를 치렀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한 공간에서 만난 남북 탁구 선수들의 분위기는 달랐다. 바로 옆에 있었지만 서로 인사도 주고받지 않았다. 신유빈, 임종훈 등 한국 탁구 대표팀 선수들은 22일 오후 3시경(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 마련된 탁구 경기장에서 훈련했다. 몸을 푼 뒤 랠리를 주고받는 와중에 북한 탁구 대표팀의 편송경, 김금영, 리정식이 경기장에 들어와 바로 옆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경기장엔 다른 나라 선수들이 없어 한국과 북한 선수들만 한 공간에서 연습하게 됐다.
한국 선수들과 북한 선수들은 서로를 의식하지 않고 각자 훈련에 집중했다. 친근함도 없었고 긴장감도 딱히 없었다. 북한 선수들은 훈련 도중 간간이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곤 했다.
한국과 북한 선수들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33년 만에 있은 아시안게임 탁구 남북 결승전이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한 북한은 탁구 종목에 3명이 출전한다. 편송경이 여자 단식, 김금영-리정식 조는 혼합 복식에 출전한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