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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자 6주새 22배… 치료제-검진 키트 품귀

코로나 환자 6주새 22배… 치료제-검진 키트 품귀

Posted August. 16, 2024 07:52   

Updated August. 16, 2024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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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6주 만에 약 22배로 폭증하면서 치료제와 진단키트 품귀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올여름 코로나19 재유행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보건 당국이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둘째 주(4∼10일) 코로나19 확진 입원자는 1356명으로 6월 넷째 주(6월 23∼29일) 63명에서 6주 만에 21.5배로 증가했다. 이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220곳을 표본 감시한 것으로 전국 병원급 의료기관이 1800여 곳이고, 입원하지 않는 경증 환자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수 배∼수십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인다.

입원자 중 절반가량은 ‘오미크론 KP.3’ 변이 확진자로 알려졌다. 오미크론 계열 변이는 중증도가 낮은 반면 전파력이 높아 급속히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병원과 약국 상당수는 팍스로비드 등 코로나19 치료제와 검진키트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먹는 약은 아예 품절 상태”라며 “주사제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중증이면서 고령층인 경우에만 신중하게 처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동아일보가 15일 코로나19 치료제 조제 약국 6곳에 문의한 결과 4곳은 “치료제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치료제가 있다”고 답한 약국 2곳도 보유분은 10개 미만이어서 하루이틀 사이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청은 “16일부터 치료제 물량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는 부족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하지 않아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다음 주가 걱정됩니다.”

한 수도권 감염내과 교수는 15일 동아일보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항바이러스제를 투여받지 못한 고위험군에서 입원이나 중환자가 더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올여름 코로나 재유행 예측 가능했다”

이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코로나19 확진 입원자는 1356명으로 2월 겨울 유행 최대 규모였던 871명을 크게 상회했다. 질병청은 8월 말이나 9월 초 확진자 수가 정점에 도달한 뒤 유행이 잦아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질병청 내부에서는 현재 확진자는 지난해 여름 유행 정점이었던 7월 둘째 주 32만 명의 절반인 약 16만 명 수준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올여름 코로나19 재유행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는 5, 6개월 주기로 유행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올 2월 겨울 유행이 정점을 찍은 뒤 7, 8월 정도에 다시 유행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었다. 앞서 지난해 여름에도 유행했다. 올해 여름은 지난해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백신을 맞았던 사람들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점까지 겹쳐 재유행이 심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 치료제 품귀에 “유행 규모 예상보다 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공급량은 충분하지 않다. 질병청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코로나19 치료제 수급 현황’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기준 전국 약국·의료기관의 치료제 신청량은 총 19만8000명분이었다. 하지만 공급량은 3만3000명분으로 16.7%에 불과했다.

질병청이 16일부터 치료제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치료제 공급만 제대로 했어도 이렇게 위기감을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미 약을 못 받고 있는 환자들이 있어 향후 유행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이 코로나19 재유행 규모를 예측하지 못하면서 치료제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청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유행 때는 지난해 4, 5월 유행과 비교할 때 치료제 사용량이 10배가량 늘어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비축하고 있었다”며 “유행 규모가 예상보다 커지며 현재 치료제 사용량이 올해 4, 5월보다 35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 “손씻기, 환기 자주 하고 확진자 외출 자제”

질병청은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을 맞아 기존 ‘호흡기감염병 예방 수칙’과는 별도로 ‘코로나19 감염 예방 수칙’을 따로 마련했다. 질병청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 다른 이들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불필요한 만남이나 외출은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등이 심한 경우 집에서 쉬고, 증상이 사라진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을 하고, 회사에서도 구성원이 아프면 쉴 수 있도록 병가를 제공하라고 권고했다.

6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밀폐된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규모 장소나 행사는 피해야 한다. 의료기관 등 감염취약시설 종사자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2시간마다 10분씩 환기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30초 이상 손 씻기, 기침 예절 등을 지켜야 한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들도 비상 체계에 들어갔다. 경기도는 코로나19 발생 추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 위해 16명 규모의 감염병 관리 TF를 19일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치료제 사용량 증가에 따라 중앙정부로부터 공급 주기를 주 1회에서 2회로 확대하고 임시 추가 공급을 받고 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