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진행된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정부의 의정 갈등 문제 대응에 우려를 표출했다. 친윤 핵심인 윤한홍 의원은 “현장에 불안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고, 권성동 의원은 대통령실·정부 측 인사에게 “결사항전 중인 전공의를 복귀시킬 복안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날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의대 증원이 마무리됐다”며 쐐기를 박았지만 오히려 의료계 반발 등이 심각해지자 친윤 의원들까지 이 상황에 대한 우려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 등은 연찬회에서 여당 의원들에게 ‘의료 개혁’ 관련 보고를 했다. 하루 뒤인 30일 복수의 여당 관계자에 따르면 윤 의원은 비공개 토론에서 응급 의료 상황과 관련해 “개혁은 너무 어려운 게 맞다”면서도 “당신들 보고를 받아보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의료 현장은 어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권 의원도 “지역구 의원 입장에선 지역 의사 공급이 부족한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정치는 현실인데,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라고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3선 의원은 “장관과 수석 설명을 들어보면 전공의, 의대생을 돌아오게 할 복안이 없었다”며 “이에 대한 우려엔 친윤, 친한(친한동훈) 구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 장관은 “6개월만 버티면 우리가 이긴다. 그러니까 힘을 합쳐서 이기자”고 답했다가 여러 의원에게 질타를 당하기도 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의사를 적(敵)으로 상정하면 어떡하느냐’는 반발이 나왔다”며 “이 부총리가 한바탕 혼난 뒤 ‘죄송하다. 그 표현은 그 뜻으로 쓴 게 아니다’라고 사과했다”고 전했다.
추석 응급의료 공백 위기설이 커지면서 여당 내부에서 반발이 더욱 확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심각한 상황이 맞다는 게 제 판단”이라며 “국민 건강과 생명은 절대적 가치이기 때문에 돌다리를 더 두드려보며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대안 요구를 이어갔다. 이에 한 대통령비서관은 “현 상황은 당정 갈등이 아닌 한 대표의 돌출 행동 때문에 빚어진 상황 아니냐”며 “대통령실은 대화를 위한 소통 창구가 열려 있는데, 한 대표는 자신의 의견을 100% 받아들여야 한다고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