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동양인 첫 본공연 출연-제작까지… 브로드웨이에 부는 K뮤지컬 바람

동양인 첫 본공연 출연-제작까지… 브로드웨이에 부는 K뮤지컬 바람

Posted September. 02, 2024 07:49   

Updated September. 02, 2024 07:49

中文

올 8월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하데스타운’ 무대에 한국계 배우가 올랐다. 동양인 남자 배우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재해석한 ‘하데스타운’의 브로드웨이 본공연에 합류한 건 이번이 처음.

배우 티머시 이(27·한국명 이해찬)는 올해 미국 투어 공연에서 아시안 최초로 주인공 오르페우스 역을 맡은 데 이어 본공연에서 앙상블 ‘워커’ 역과 오르페우스 역의 언더스터디(예비 배우)를 겸하게 됐다. 하나의 배역을 서너 명의 배우가 돌아가면서 맡는 것이 흔한 우리나라와 달리 통상 단일 캐스트로 이뤄진 브로드웨이에서 언더스터디는 정기적으로 무대에 선다. 이 씨는 “본공연에 들어가게 돼 큰 영광이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 배우와 함께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동양인에게 문턱 높은 ‘뮤지컬 본고장’ 브로드웨이에 한국계 배우, 창작진이 점차 입지를 넓히고 있다. 배우의 경우 ‘미스 사이공’ 등 주인공 설정이 동양인인 소수 작품을 제외하면 설 자리가 좁다. 한 공연제작사 관계자는 “투어 공연은 출연진이 길게는 몇 년간 묶여 있어야 하기에 인기 배우들은 선호하지 않는다”면서 “서구에서 발전한 뮤지컬 특성상 동양인 캐릭터 자체가 드물고 (본공연에서) 동양인 배우에게 비동양인 배역을 잘 주지 않는다”고 했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리드 프로듀서로 제작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4월 15일 이후 19주 연속 매주 매출액 100만 달러 이상을 내며 ‘원 밀리언 클럽’을 이어가고 있다. OST 앨범은 최근 빌보드 차트 ‘캐스트 앨범’ 부문 1위를 석권하기도 했다. 올 6월 미국 토니상에선 한국계 디자이너 2명이 의상상과 조명상을 받기도 했다. 브로드웨이에서 한국계 입지가 넓어지는 것. 신춘수 대표는 “브로드웨이 공연을 본 해외 창작자들의 라이선스 공연 문의가 많아 독일, 스페인, 호주 등 진출을 모색 중”이라며 “향후 후배 뮤지컬 제작자들이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고 K뮤지컬이 영역을 넓히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지윤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