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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선 야유 - SNS선 졸전 비판… 거세지는 ‘홍명보 후폭풍’

경기장선 야유 - SNS선 졸전 비판… 거세지는 ‘홍명보 후폭풍’

Posted September. 07, 2024 07:22   

Updated September. 07, 202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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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다시 오른 홍명보 감독(55) 선임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홍 감독의 대표팀 감독 복귀전이었던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이 열린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경기 시작 전부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리고 야유가 쏟아졌다. 팬들은 최근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고 새 사령탑을 뽑으면서 외국인 지도자를 최우선으로 알아보겠다고 했다가 돌연 홍 감독을 선택한 것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날 경기 시작 전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 때는 물론이고 경기 내내 전광판에 홍 감독의 얼굴이 잡힐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이어졌다. 캡틴 손흥민 등 선수들이 화면에 비칠 때는 환호가 나오다 홍 감독이 나오면 곧바로 야유를 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경기 도중 팬들이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 등을 수차례 외치기도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로 한국(23위)보다 73계단 아래인 팔레스타인과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하자 축구협회의 소셜미디어에 비난의 댓글이 계속 이어졌다.

경기가 끝난 뒤 홍 감독은 “(팬들이 야유하는) 그런 장면들이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 상황에서 팬들의 마음도 이해한다. 앞으로 견뎌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방경기에서 쏟아진 감독을 향한 야유에 선수들도 심리적 부담을 안은 채 경기를 뛰었다. 손흥민은 “팬들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긴 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주어진 환경에서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해야 하는 게 선수들의 몫이다. 가야 할 길이 먼 상황에서 염치없지만 팀의 주장으로서 팬들의 많은 응원과 사랑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도 홍 감독을 향한 야유에 대해 “속상하다. 안방에서만큼은 우리가 우리의 적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강인도 “감독님과 첫 경기를 응원보다 야유로 시작해서 매우 안타깝다. 감독님이 좋은 축구를 만들어 줄 것이라 믿고 100% 따르겠다. 좋은 결과 내도록 노력할 테니 (팬들도)많이 아쉽고 화나겠지만 응원과 관심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수비의 핵 김민재는 경기 뒤 직접 관중석을 찾아가 야유를 자제하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시작부터 우리가 못하진 않았다. (마치) 못하기를 바라고 응원하는 부분이 아쉽고 해서 그런 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의 야유와 항의는 거짓으로 일관하는 협회와 스스로 본인의 신념을 저버린 감독에 대한 야유와 항의다. 붉은악마는 어떠한 순간에도 ‘못하길 바라고’ ‘지기를 바라고’ 응원을 하진 않았다”는 입장문을 냈다. 붉은악마는 “김민재 선수의 마음도 이해한다. 붉은악마는 어느 곳이든 늘 선수들과 함께하며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하고 응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