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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삼성전자-TSMC, UAE에 첨단 반도체 공장 추진”

WSJ “삼성전자-TSMC, UAE에 첨단 반도체 공장 추진”

Posted September. 24, 2024 08:19   

Updated September. 24, 202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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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투 톱’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아랍에미리트(UAE)에 대규모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UAE는 국가 차원에서 2031년까지 인공지능(AI) 세계 리더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WSJ는 22일(현지 시간) 익명 관계자를 인용해 TSMC와 삼성전자의 고위 임원이 UAE를 방문해 첨단 반도체 단지 구축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TSMC는 대만에 있는 첨단 반도체 공장(팹)과 동등한 규모의 단지를 검토 중이며, 삼성전자는 향후 몇 년 내 UAE에 공장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첨단 반도체 공장 유치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단계로 UAE는 국부펀드인 무바달라를 통해 자금을 대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WSJ 보도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중동의 AI 중심지’를 꿈꾸는 UAE는 정부 차원에서 AI 산업을 적극 육성 중이다. UAE가 2017년 발표한 ‘UAE 국가 AI 전략 2031’은 AI를 기반으로 에너지, 물류 및 운송, 관광, 헬스케어, 사이버 보안 산업을 키워 2031년 글로벌 AI 리더 국가가 되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올해 들어 UAE는 두바이, 아부다비를 중심으로 AI 관련 인프라와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4월 UAE의 국영 AI 기업 G42에 15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하기도 하는 등 미국과 UAE의 관계도 긴밀해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과 대만의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는 UAE의 AI 구상을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인 셈이다.

하지만 현실적 장애물이 만만치 않다. 중동에서 중국으로 첨단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해 온 미국의 반대를 뛰어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WSJ는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 TSMC 등)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우려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해결되지 않는 한 공장 건설은 시작되기 어렵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바닷물을 담수화해 산업용수로 사용하는 UAE 환경에는 반도체 생산 과정에 필요한 대규모 정제수를 공급하는 것이 녹록지 않고, 첨단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이 적다는 점도 반도체 공장 건설에 어려움으로 꼽힌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