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대량의 탄도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한 1일(현지 시간) 중동에서 전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국제 유가가 크게 올랐다. 안전자산인 금값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반면 증시와 가상화폐 시장은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란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 장 중 한때 5.5% 이상 치솟았다. 이란의 공격이 끝난 뒤에야 전장 대비 1.66달러(2.44%) 오른 배럴당 69.83달러에 장을 마쳤다. ICE 선물거래소의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역시 장 중 한때 5%까지 상승했다가 전장 대비 1.86달러(2.59%) 상승한 73.56달러에 마감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을 천명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란의 석유 인프라가 공격당할 경우 국제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입국 중 세 번째로 생산 규모가 큰 이란이 갈등 당사자가 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량의 최대 4%가 위험에 처하게 됐다”며 “공격을 받거나 더 큰 제재를 받으면 가격이 다시 배럴당 10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전자산에 수요가 몰리면서 금값은 크게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온스당 0.9% 오른 2690.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현물은 장중 사상 최고치인 2685.42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와 금값과 달리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주식시장과 비트코인은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73.18포인트(0.41%) 내린 4만2156.97, S&P500 지수는 53.73포인트(0.93%) 떨어진 5708.75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278.81포인트(1.53%) 하락해 1만7910.36에 장을 마쳤다. 비트코인은 한때 전날보다 5% 가까이 급락해 6만1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임우선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