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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 협상, 美 대선前 끝냈다

Posted October. 05, 2024 07:19   

Updated October. 05, 2024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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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적용되는 제12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합의했다. 이에 한국은 내년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방위비 분담금으로 올해보다 8.3% 증가한 1조5192억 원을 부담한다. 정부는 11월 미국 대선을 33일 앞둔 4일 이번 합의 내용을 전격 발표했다. 앞서 4월 양국이 조기 협상에 착수한 지 반년 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와 그간 진행된 협의를 무시할 가능성이 큰 만큼 한미 모두 합의문 마련에 속도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후보 당선 시 재협상 요구 가능성이 작지 않아 ‘트럼프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란 평가도 나온다.

외교부가 이날 공개한 제12차 SMA 합의 내용에 따르면 한미는 매년 방위비 분담금 인상률을 물가상승률에 연동시키기로 했다. 앞서 2021년 제11차 협상에선 처음으로 국방비 증가율에 연동시키기로 합의해 적용해 왔지만 이번에 다시 물가상승률에 맞추기로 한 것. 정부가 이날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물가상승률 적용 시 5년 동안 방위비 증가율은 14.9∼19.5% 수준으로 국방비 증가율 연동 시(26.7∼31.6%)보다 증가 폭이 최대 15%포인트 이상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미는 이번에 연간 방위비 증가율이 5%를 넘지 않도록 하는 ‘증가율 상한선’도 다시 도입했다.

미 대선에 앞서 한미 SMA 협상이 타결되면서 우리 정부 내부에선 “미국의 정치적 상황에 상관 없이 민감한 방위비 문제를 안정적으로 끌고 갈 근거를 마련했다”는 자평이 나왔다. 정부 소식통은 “앞서 방위비 합의 뒤 재협상을 한 전례가 없다”며 “트럼프가 집권해도 합의 자체를 쉽게 흔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 1기’ 당시 분담금을 5배 증액하라고 요구한 트럼프 후보가 백악관에 들어서면 재협상을 주장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트럼프 후보는 4월 미 타임지 인터뷰에서 미국에 유리한 조건이 다수 반영된 제11차 SMA 합의 결과에 대해서도 “말이 안 된다(Doesn’t make sense)”며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SMA는 한국에선 국회 비준을 받는 ‘조약’이지만 미국에선 국회 비준이 필요 없는 ‘행정협정’이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