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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커 “제 영화 인생은 부산에서 시작”…마쥐이 “다시 찾은 부산 항상 좋은 기억”

자장커 “제 영화 인생은 부산에서 시작”…마쥐이 “다시 찾은 부산 항상 좋은 기억”

Posted October. 07, 2024 07:51   

Updated October. 07, 202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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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영화 인생은 부산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국 감독 자장커(54)는 5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998년 당시 신인이던 자장커에게 ‘뉴 커런츠상’(신인상)을 수여하며 주목한 것에 고마움을 표한 것이다. 자장커는 “당시 또래 감독들과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우정을 쌓은 기억이 항상 남아 있었다. 늘 부산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자장커는 급격히 변하는 중국 사회 속 인민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포착해 온 중국 거장이다. ‘스틸 라이프’(2006년)로 이탈리아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천주정’(2013년)으로 칸 국제영화제 각본상을 받으며 유럽 영화계에서 인정받았다.

자장커는 올해 BIFF에선 신작 ‘풍류일대’를 공개했다. 자신이 연출한 옛 영화인 ‘임소요’(2002년)에서 연인으로 등장한 남녀가 세월이 흘러 재회하고 헤어지는 과정을 담았다. 연인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 편집하며 중국이 변화한 20여 년을 압축적으로 담았다.

자장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모습을 보고 쌓아 뒀던 옛 필름을 꺼내 봐야겠다고 결심했다”며 “팬데믹을 겪으며 하나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등장했다.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이 몰려오면서 생활 방식이 변하고 있다”고 했다. 자장커는 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베이징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2000년대 중국 사회는 들뜨고 열정이 넘쳤다”며 “하지만 이후 지켜야 하는 규칙이 늘었고 사람들은 말이 줄었던 변화상을 신작에 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감독 파트리샤 마쥐이(64)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에 방문한 것은 2022년 BIFF 이후 2년 만이다. 항상 한국을 찾을 땐 좋은 기억과 함께였다”고 애정을 표했다. 마쥐이는 ‘왕의 딸’(2000년)로 칸 국제영화제, ‘바스 노르망디’(2004년)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예술 영화계에서 명성을 쌓았다.

마쥐이가 올해 BIFF에서 공개한 ‘보르도에 수감된 여인’은 두 여성의 이야기다. 이들은 살아온 길이 전혀 다르지만, 감옥에 갇힌 남편들을 옥바라지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한다. 슬픈 상황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시선이 인상적이다. 마쥐이는 “여성들은 자신이 감옥에 갇히지 않았지만 남편들 때문에 마치 창살 없는 수감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슬픈 이야기를 가벼운 분위기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