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가장 지역적인 이야기가 세계서도 통해”

“가장 지역적인 이야기가 세계서도 통해”

Posted October. 17, 2024 07:40   

Updated October. 17, 2024 07:40

中文

“가장 지역적인 이야기가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점을 칸 영화제 수상으로 확인했습니다.”

올 5월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인도 영화 최초로 심사위원대상(2위)을 수상한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에서 주인공 ‘프라바’를 연기한 인도 배우 카니 쿠스루티(39·여)가 밝힌 수상 소감이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인도 영화가 초청된 것은 30년 만인 데다 이 영화가 심사위원대상까지 수상하자 주연인 그에게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으로 최근 한국을 찾은 그는 9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번 수상이 더 많은 인도 영화가 전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구르빈데르 싱, 아미트 두타 등 세계 유력 영화제에서 수상할 만한 능력 있는 인도 감독이 많다고도 말했다.

이 영화는 각각 고향을 떠나 인도 경제 중심지 뭄바이의 병원에서 일하는 세 여성의 삶과 우정을 그렸다. 다민족 다종교 다언어 국가인 인도의 특성을 반영하듯 수도 뉴델리 일대에서 쓰이는 힌디어, 쿠스루티의 고향인 남부 케랄라주 일대에서 사용되는 말라얄람어, 뭄바이 일대에서 쓰이는 마라티어 등 세 가지 언어가 등장한다. 국내에서는 내년에 개봉한다.

연극 배우 출신인 쿠스루티는 이번 영화에서 자연스럽고 생생한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그 비결은 바로 ‘거듭된 연습’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특정 장면은 100번 넘게 연습한 후 촬영했다”며 영화 전체에서 자신이 즉흥 연기를 펼친 것은 딱 한 장면에 불과하다고 했다.

쿠스루티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질의응답 세션을 통해 여러 한국 관객과 소통했다. 한국 관객의 질문 수준이 매우 높았다며 “한국의 영화 팬층이 매우 두껍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의 고향 케랄라주는 ‘인도 시네필의 고향’으로 불린다. 해외에 ‘발리우드’로 널리 알려진 북부 힌디어권 영화는 ‘춤’과 ‘노래’를 강조하고 케랄라주 일대의 말라얄람어 영화는 ‘이야기’와 ‘서사’ 중심이라고 소개했다. 이로 인해 최근 세계 곳곳에서 말라얄람어 영화를 주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