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디올백’ 이어 ‘도이치’도 불기소… ‘산 권력’ 앞에선 작아지는 檢

‘디올백’ 이어 ‘도이치’도 불기소… ‘산 권력’ 앞에선 작아지는 檢

Posted October. 18, 2024 07:57   

Updated October. 18, 2024 07:57

中文

검찰이 어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는 주가조작 세력에게 계좌 관리를 맡겼을 뿐 시세조종은 몰랐다는 것이다. 2일 ‘디올백 수수’와 관련해 김 여사를 불기소한 데 이어 보름 만에 도이치 사건도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검찰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여사를 기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계기 중 하나가 주가조작에 전주(錢主)로 참여한 손모 씨가 2심에서 방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손 씨와 김 여사는 사정이 다르다고 했다. 손 씨는 주가조작의 ‘주포’ 김모 씨에게서 ‘도이치 주가를 관리한다’는 얘기를 듣고 김 씨의 요청에 따라 직접 주문한 ‘전문 투자자’인 반면, 김 여사는 주식 관련 지식과 경험이 부족해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 권오수 씨를 믿고 투자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손 씨는 도이치 주식 거래로 1억여 원의 손실을 봤고, 김 여사는 모친과 함께 약 23억 원의 차익을 거뒀다는 게 한국거래소의 분석이다. “김 여사는 주식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일반 투자자”일 뿐이라는 검찰의 판단을 수긍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또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난 거래를 포함해 김 여사의 계좌 6개가 주가조작에 이용됐지만, 시세조종이 이뤄진다는 점을 모른 채 권 씨 등에게 위임했거나 김 여사가 직접 운용했다고 봤다.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공모했거나 주가가 관리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관련자들의 진술도 없었다고 한다. ‘김 여사는 BP(블랙펄인베스트로 추정) 패밀리의 일원’이라는 김 씨의 진술은 나왔지만 검찰 관계자는 “그렇다고 김 여사를 시세조종 사범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상장사 대표(권 씨)가 선수들을 동원해 시세조종을 한다는 상황이 김 여사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도 했다. 김 여사 변호인의 주장을 듣는 듯하다.

이 사건은 수사 때부터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20년 4월 김 여사가 고발됐지만 2021년 말에야 첫 서면조사가 이뤄졌고 현 정부 들어선 한동안 방치하다시피 했다. 김 여사 소환 조사를 주장했다는 서울중앙지검장은 올 5월 전격 교체됐고, 이후 수사팀은 검찰총장을 ‘패싱’한 채 대통령경호처 부속 청사에 가서 김 여사를 비공개 조사했다. 수사심의위원회라도 거쳐야 한다는 의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4년 반 만에 나온 결론이 불기소다.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는 한 없이 작아지는 검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