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되는데 아토피 안 돼… 이런 데도 병원 간판 달게 하나
Posted November. 06, 2024 08:30
Updated November. 06, 2024 08:30
보톡스 되는데 아토피 안 돼… 이런 데도 병원 간판 달게 하나.
November. 06, 20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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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의 피부과 의원 5곳 중 3곳이 소아의 피부 질환을 진료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피부과 진료를 하는 의원 445곳에 만 3세 아이의 두드러기 진료 가능 여부를 문의하니 256곳(57.5%)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특히 피부과 전문의가 없는 의원은 5곳당 4곳이 피부 질환을 진료하지 않았다. 이런 병원은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해당하는 질환을 진료하는 대신 보톡스나 레이저 등 정부의 가격 통제를 받지 않는 비급여 미용 의료만 한다. 진료과목에 피부과를 내걸었지만 발진이나 아토피도 치료하지 않는 탓에 허탕을 치고 진료 가능한 병원을 찾아 헤매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동네 병원에서도 치료할 수 있는 발바닥 티눈을 치료하려고 환자가 대학병원을 찾고, 어린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급할 때 갈 수 있는 피부과 진료 의원’ 명단을 공유하는 실정이다. 성형외과도 다르지 않다. 강남구보건소 조사 결과 손상된 신체를 복원하는 재건 수술이 가능한 건 5곳 중 1곳뿐이었다. 이런 현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강남 밖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의사가 환자의 진료를 사실상 거부하는 건 의료 윤리 차원에서도 용납되기 어렵다. 환자들 사이에선 ‘이런 병원은 차라리 미용실이나 뷰티숍 간판을 다는 게 마땅하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문제가 모두 의사 개인의 잘못 탓이라곤 할 순 없다. 급여와 비급여 의료비의 심각한 불균형이 구조적 배경으로 지목된다. 의사가 얼굴 전체 필러를 2명에게 시술하면 아픈 아이들 70∼80명을 종일 진료한 것과 수입이 맞먹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아청소년과 등 다른 분야 전문의들마저 미용 시술에 뛰어들고, 필수의료를 맡을 의사는 점점 부족해지는 실정이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의료수가는 적정 수준으로 인상해 보상을 늘릴 필요가 있다. 또 미용 의료를 다른 직역에도 일부 개방해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 위험도가 높지 않은 행위까지 미용이 아닌 의료로 규정해 의사에게 독점시킬 이유가 없다.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도 비슷한 내용이 담겼으니 의대 증원 갈등 해소와 연동해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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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의 피부과 의원 5곳 중 3곳이 소아의 피부 질환을 진료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피부과 진료를 하는 의원 445곳에 만 3세 아이의 두드러기 진료 가능 여부를 문의하니 256곳(57.5%)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특히 피부과 전문의가 없는 의원은 5곳당 4곳이 피부 질환을 진료하지 않았다. 이런 병원은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해당하는 질환을 진료하는 대신 보톡스나 레이저 등 정부의 가격 통제를 받지 않는 비급여 미용 의료만 한다.
진료과목에 피부과를 내걸었지만 발진이나 아토피도 치료하지 않는 탓에 허탕을 치고 진료 가능한 병원을 찾아 헤매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동네 병원에서도 치료할 수 있는 발바닥 티눈을 치료하려고 환자가 대학병원을 찾고, 어린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급할 때 갈 수 있는 피부과 진료 의원’ 명단을 공유하는 실정이다. 성형외과도 다르지 않다. 강남구보건소 조사 결과 손상된 신체를 복원하는 재건 수술이 가능한 건 5곳 중 1곳뿐이었다. 이런 현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강남 밖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의사가 환자의 진료를 사실상 거부하는 건 의료 윤리 차원에서도 용납되기 어렵다. 환자들 사이에선 ‘이런 병원은 차라리 미용실이나 뷰티숍 간판을 다는 게 마땅하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문제가 모두 의사 개인의 잘못 탓이라곤 할 순 없다. 급여와 비급여 의료비의 심각한 불균형이 구조적 배경으로 지목된다. 의사가 얼굴 전체 필러를 2명에게 시술하면 아픈 아이들 70∼80명을 종일 진료한 것과 수입이 맞먹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아청소년과 등 다른 분야 전문의들마저 미용 시술에 뛰어들고, 필수의료를 맡을 의사는 점점 부족해지는 실정이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의료수가는 적정 수준으로 인상해 보상을 늘릴 필요가 있다. 또 미용 의료를 다른 직역에도 일부 개방해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 위험도가 높지 않은 행위까지 미용이 아닌 의료로 규정해 의사에게 독점시킬 이유가 없다.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도 비슷한 내용이 담겼으니 의대 증원 갈등 해소와 연동해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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