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 시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수지 와일스 대선 캠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67)을 임명했다. 당선 이틀 만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할 비서실장을 임명하면서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빠르게 이행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CNN 등은 백악관 비서실장에 여성이 임명된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와일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적 승리를 거두는 데 도움을 줬고 2016년, 2020년 대선 캠페인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며 “그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와일스는 40여 년 경력의 베테랑 정치 컨설턴트로 트럼프 당선인이 2021년 발생한 ‘1·6 의사당 난입 사태’ 등으로 형사 기소를 당한 뒤에도 사실상 트럼프 당선인의 비서실장 역할을 담당하며 신임을 얻었다. 이번 대선 캠페인 중에는 트럼프 당선인 주변 인사들을 원활히 관리하는 장악력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와일스 외에도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충성심이 검증된 인사들을 정권 인수위원회에 배치하는 등 ‘충성파’들의 전진 배치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같은 날 NBC와 가진 당선 후 첫 인터뷰에서 최우선 과제가 “국경을 강하고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또 “아직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대통령)과는 연락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통화할 것”이라고 말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대화를 나눌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중순 예정된 해외 순방을 계기로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이 2016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지 9일 만에 뉴욕으로 향해 그와 첫 회동을 가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사례를 참고해 관련 준비를 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