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파리 올림픽에서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 막내로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한 뒤 이렇게 말했던 전하영(23·세계 랭킹 8위·사진)이 올림픽 이후 처음 치른 국제펜싱연맹(FIE) 월드컵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하영은 9일 알제리 오랑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루시아 마르틴포르투게스(34·스페인·5위)를 15-7로 꺾었다. 이번 금메달은 전하영의 월드컵 개인전 첫 메달이다. 전하영은 “첫 메달이 금메달이 되어 기쁘다. 시즌 스타트를 좋게 끊게 돼 더욱 값지다”고 말했다.
상대 전적 1승 5패로 밀렸던 상대를 꺾고 우승한 전하영은 “올림픽 때 상대가 어떤 항의를 하든 흔들리지 않고 집중하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이번에도 나에게만 집중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전적이 좋지 않은 상대와도 자신있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전하영은 파리 올림픽 사브르 단체전에서 승리에 필요한 마지막 포인트를 따내야 하는 마지막 라운드 주자로 나서 여자 사브르 차세대 에이스로 올라섰다. 전하영은 올림픽 이후 열린 4번의 국내 대회 중 김창환배(5위)를 제외한 대통령배, 국가대표선발대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개인전 우승을 쓸어 담았다.
같은 날 열린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는 파리 올림픽 남자 단체전 금메달 멤버인 박상원(24·23위)이 동메달을 땄다. 박상원에게도 이번 메달이 국제대회 개인전 첫 메달이다. 파리 올림픽 개인·단체전을 석권한 남자 사브르 세계 랭킹 1위 오상욱(28)과 대표팀 맏형 구본길(35)은 부상 치료를 이유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임보미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