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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저 ‘260g 초미숙아’, 몸무게 12배 늘어 퇴원

국내 최저 ‘260g 초미숙아’, 몸무게 12배 늘어 퇴원

Posted November. 13, 2024 08:13   

Updated November. 13, 202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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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랑이가 의료진의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꼭 사회에 보답하는 아이로 키우겠습니다.”

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퇴원 행사장에서 소감을 말하는 이예랑 양 어머니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 병원의 장윤실 모아집중치료센터장 역시 “예랑이는 앞으로 태어날 모든 저체중 미숙아의 희망이 될 아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12일 삼성서울병원은 올해 4월 22일 한국에서 가장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신생아로 태어났던 이 양이 198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밝혔다. 이 양은 임신 25주 5일 만에 사과 한 개의 무게에도 못 미치는 260g으로 태어났다. 평균 신생아 체중은 3kg대 초반이며 300g 미만으로 태어난 신생아의 생존율은 1% 미만이다. 병원 측은 “이 양은 한국에서 가장 몸무게가 적게 태어난 신생아”라며 “세계에서도 14번째로 몸무게가 적었다”고 했다.

이 양의 부모는 결혼 3년 만에 이 양을 얻었으나 극심한 자궁 내 태아 발육 지연 및 임신중독증을 겪었다. 이 양은 21주 차부터 더 이상 자라지 않았고 부모는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 진료를 이어갔다.

출생 직후 성인 손바닥 크기에 불과했던 이 양은 태어나자마자 호흡 부전 및 패혈성 쇼크 증상 때문에 인공호흡기, 항생제, 수혈 등의 치료를 받았다. 생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 태변으로 장이 막혀 고비가 찾아왔지만 의료진이 매일 조금씩 태변을 꺼내 위험한 상황을 넘겼다. 악조건에서도 끈기 있게 생명을 이어가는 이 양을 의료진은 병원이 있는 지역 이름을 따 ‘일원동 호랑이’라고 불렀다.

이 양은 퇴원할 때 3.19kg으로 몸무게가 12배가 됐다. 기계 장치 없이 스스로 숨을 쉬고, 다른 아기들처럼 힘차게 젖병을 문다. 퇴원 후 첫 외래 진료일이었던 11일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병원을 찾았다. 장 센터장은 “관심과 지원이 있다면 의학적 한계 너머에서도 생명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