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김영선 구속… 핵심은 尹 대통령 부부 의혹 규명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후보자로 추천한 일과 관련해 760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김 전 의원과 함께 어제 새벽 구속됐다. 검찰은 구속영장심사에서 “명 씨가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지사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소개해 광역단체장에 출마하도록 유도한 뒤, 보궐선거에 김 전 의원이 출마하는 구도를 짰다”며 “명 씨와 김 전 의원의 관계가 ‘정치적·경제적 공동체’에 해당하며, 대등한 관계를 넘어 ‘갑과 을’의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돈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전달자 역할을 한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 강혜경 씨는 “지난 대선 당시 명씨가 실질적 운영자인 미래한국연구소의 81차례 여론조사 비용 3억 7000여 만원을 (윤석열 대통령 측으로부터) 받지 않은 대신 김 전 의원 공천으로 갈음했다”고 주장했다. 공천 발표 하루 전날 윤 대통령은 명 씨에게 “김영선이를 좀 해 줘라 했는데 당에서 말이 많네”라고 한 통화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윤 대통령을 상대로 김 전 의원 공천의 대가성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 대통령실 측은 통화는 대통령 취임 하루 전날 일이므로 대통령 직무와 관련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더더욱 조사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

검찰은 명 씨가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에게 김 전 의원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미래한국연구소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보내준 사실도 밝혔다. 명씨, 윤 대통령 그리고 당 사이에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알기 위해 각각 당시 당대표와 공천관리위원장로서 공천 업무를 책임진 이 의원과 윤상현 의원의 조사도 필요하다.

명 씨는 김 여사로부터 500만원을 받았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명 씨는 이 돈이 창원에서 서울을 오가는 교통비와 아이들 과자 사주는 용도로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누가 그렇게 봐 줄지 의문이다.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김 여사 특검이 필요한 혐의가 또 하나 추가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