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가 26일 첫 운행에 나섰다. 이른 출근길에 나선 승객들은 자율주행버스를 신기한 듯 둘러보며 “일터에 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는 이날 오전 3시 40분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에서 첫 운행을 시작했다. 도봉구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에서 영등포구 영등포역까지 한 차례 왕복 운행하는 이 버스는 노선 160번 앞에 자율주행을 의미하는 A(Autonomous)가 붙어 ‘A160’번을 달고 운행한다. 출발시간은 오전 3시 반이지만 버스 요금 정산기 작동 문제로 약 10분 늦게 출발했다.
첫 탑승 승객은 출발 지점인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에서 버스에 오른 20대 남성이었다. 교통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인천 송도에 사는데 자율주행 버스를 꼭 타고 싶어서 막차 타고 서울에 왔다”며 “온 김에 종점 영등포를 거쳐 기점까지 왕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기존 첫차였던 160번은 오전 3시 56분에 2대가 운행했다. 그러나 주요 탑승객인 미화원과 경비원 등 새벽 근로자들은 장거리로 출근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운행 시간을 당겨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160번 노선은 항상 만차였다”라며 “증차와 더불어 좀 더 이른 시간에 운행해 줬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어 출발 시간을 약 30분 앞당긴 새벽동행 버스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새벽동행 버스를 탄 김영이 씨(71)는 “강남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데 기존 160번보다 시간이 당겨져서 너무 좋다. 10분이라도 먼저 가면 더 여유롭게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스스로 돌아가는 핸들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면서도, 잦은 급정거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서울시는 장애물로 인한 버스 급정거를 대비해 입석을 금지하고 전 좌석 안전벨트를 착용하게끔 했다.
새벽동행 버스는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영등포역까지 왕복 50㎞ 구간 대부분을 자율주행으로 운행한다. 기존 160번 노선은 오전 3시 56분에 그대로 운행한다. 서울시는 안정화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7∼12월) 중 유료화할 예정이다. 요금은 조조 할인을 적용한 1200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혜진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