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주요 신문사들은 신문발행일이 아닌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긴급히 ‘호외’를 제작해 뿌렸다. 젊은이들은 생전 처음 보는 호외에 신기해했고, 중장년층은 “오랜만에 손에 들어보는 호외”라며 반가워했다. 호외에 ‘탄핵 굿즈(기념품)’, ‘역사 굿즈’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과 서울 광화문 등에서는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을 전하는 동아일보 호외를 시민들이 받아들었다. 호외 1면에는 ‘尹 대통령 탄핵, 직무 정지’라는 헤드라인이 걸렸고 안에는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 이후 국정과 수사 전망, 조기 대선 체제 등이 담겼다. 다른 주요 언론사들도 저마다 호외를 만들어 인파가 몰리는 지점에 배포했다.
호외는 정규 신문 발행일이나 발행 시간이 아니지만 중대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제작해 배포하는 신문을 발한다. 보통 정규 신문보다 분량이 적은 대신 재난, 국가의 주요 중대 사항을 빠르게 전할 수 있다. 본보는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 사망 당시 호외를 제작했다. 이번 호외는 13년 만이다.
시민들은 호외를 접하곤 ‘신기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기자가 국회 앞에서 만난 대학생 서모 씨(22)는 “친구들과 함께 ‘호외요, 호외’를 외치며 신문을 받았다”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역사 굿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모 씨(27)는 “드라마에서나 보던 호외를 2024년에 실물로 마주하니 내가 역사의 현장에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7세 아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김모 씨(42)는 “10년 후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면 다시 보여줄 것”이라며 “이 순간을 오랫동안 추억할 수 있는 뜻깊은 기념품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시민들은 호외를 들고 셀카 ‘인증샷’을 찍었다.
호외를 구하려는 문의도 쇄도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조모 씨(39)는 “역사적인 날을 기념할 만한 굿즈인 만큼 편의점 등에 연락했으나 지역에는 배포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아쉬워했다. 이날 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호외를 구하고 싶다’는 게시글도 여럿 올라왔다.
서지원기자 w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