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을 대상으로 도박사이트에 투자하면 최대 4배 수익을 돌려준다고 속여 노후 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40대 총책 A 씨와 모집책인 50대 여성 B 씨, 70대 여성 C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2021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부산의 한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리고 60대 이상 고령자를 끌어들여 해외 도박사이트에서 바카라 등의 게임을 하며 돈을 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은 “대신 도박에 참여해 돈을 따 주겠다. 투자금을 맡기면 원금을 보장하고, 100∼400% 수익을 주겠다”고 현혹했다.
다른 투자자를 소개하면 ‘투자 금액 3∼5%를 소개비로 주겠다’며 더 많은 피해자를 끌어들인 뒤 뒷순위 투자자에게 받은 돈을 앞순위 투자자에게 수익금으로 주는 다단계 방식으로 수익이 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피해자들은 사기 초기에 투자금보다 수익금을 더 받게 되자 더 많은 돈을 투자했고, 피해 금액은 커졌다. 한 60대 여성은 10억 원을 잃기도 했다. 최고령 피해자는 74세 여성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A 씨 일당은 49명에게 총 57억 원을 받아 챙긴 뒤 생활비와 유흥비로 탕진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 권유는 무조건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