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계의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인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한일)의원연맹 간사장(사진)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 탄생이 한일 관계 개선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민당 니카이파의 중진인 가와무라 간사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도 한일 현안에 대해 수시로 직보하는 ‘한일 간 파이프’ 역할을 해 왔다. 그는 11일 도쿄 중의원회관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한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의원이 (자민당 2인자인) 간사장 직에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긍정적 신호”라고 했다. 다만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움직임이 있어야 분명한 관계 개선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가 정권은 한일 관계를 어떻게 다룰까.
“한일 관계는 누가 총리가 되든지 풀어야 할 과제다. 스가 장관이 총리가 되면 관계 개선을 위해 상당히 노력할 것이다.”
―아베 총리의 영향력이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외교 문제를 아베 총리에게 상의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차기 관방장관이 누가 될지, 외상이 어떤 자세를 보일지 등을 고려하면 (한국에 대한 외교 정책이) 지금까지와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한일 관계 개선을 지향하는 일본 의원인) 우리가 관계 개선을 위해 여러 행동을 하기가 매우 쉬워질 것이다.”
―스가 정권과 아베 정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뭔가.
아베 총리는 일본회의(일본 최대 극우단체)나 그 주변의 (보수적) 인사의 영향을 받기 쉬운 환경에 있었다. ‘혐한’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유사한 영향력을 미치는 인사들이 아베 총리 주변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스가 정권은 다를 것이다.”
―스가 장관은 한국에 매우 강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베 정권 아래에서 7년 8개월 관방장관을 했으니 꽤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아베 정권을 계승하니 당분간 징용 문제, 수출 규제 등에서 변함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원상 복귀 등 여러 해결책이 있다. (스가 장관은) 총리가 되면 필시 다시 한번 이런 정보를 모아 판단할 것이다.”
―스가 장관은 강제징용 관련 보복 조치도 반복적으로 이야기했다.
“아베 정권과 새 정권의 상황은 다르다. 한국 측이 징용과 관련한 현금화를 허용하는가, 세계무역기구(WTO)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제소 진행 상황 등 여러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것이다.”
―한일 정상회담은 열릴까.
“징용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해결책이 제시돼 정상회담에서 해결하는 분위기가 되면 열릴 것이다. 문제 해결의 움직임이 없으면 취임 인사 정도만 할 것 같다.”
도쿄=김범석특파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