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발행 개수가 2100만 개로 정해진 가상화폐 비트코인 채굴량(생산량)이 1900만 개를 넘어섰다고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가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1일 비트코인 채굴업체 ‘SBI 크립토’가 1900만 번째 비트코인을 채굴했다. 이로써 채굴 가능한 비트코인은 200만 개 이하가 됐다.
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을 쓰는 사람이 2008년에 선보인 블록체인 기술 기반 디지털자산이다. 비트코인은 국가 화폐를 발행, 관리하는 중앙은행을 대신해 이용자들이 비트코인 전체 거래를 약 10분에 한 번씩 기록한다. 기록이 제대로 됐는지 입증하고 가장 먼저 컴퓨터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푼 사람에게 그 보상으로 가상자산을 지급한다. 이를 채굴이라 부른다. 블록체인은 10분마다 생기는 거래 기록(블록)을 체인처럼 연결하는 방식이다.
비트코인 채굴은 2009년 시작됐다. 비트코인 공급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채굴업자 수에 따라 수학 연산 난이도가 바뀌도록 설계돼 있다. 복잡한 연산을 풀기 위해 컴퓨터 수백 대를 동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채굴업자들은 채굴 보상 및 거래 수수료 등을 받는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이 같은 조정은 2주 간격으로 이뤄진다.
가상자산 업계는 비트코인 채굴 완료 시점을 214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시점 이후 비트코인 미래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전체 채굴이 끝나면 기록해야 할 동기가 사라져 비트코인 생태계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비트코인 희소성이 커져 가격이 상승해 수수료 기반 수익만으로도 채굴업자가 존재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견해도 있다.
해외에서는 막대한 전기를 잡아먹는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이 필요한 전력을 국가로 치면 세계 27위의 전력 소비국에 해당한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앞서는 수준이다.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는 이달부터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신문과 소셜미디어에 비트코인의 생성 방식을 비판하는 광고를 실을 예정이다.
김성모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