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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부 “대북정책 서둘다 실패땐 한일도 위험… 신중히 접근”

美국방부 “대북정책 서둘다 실패땐 한일도 위험… 신중히 접근”

Posted April. 28, 2021 07:26   

Updated April. 28, 202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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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6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진행 중인 대북정책 검토에 대해 “심각하고도 심각한 안보 이슈”라며 “가능한 한 가장 신중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달 중순경으로 예상됐던 새 대북정책 발표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서둘렀다가 실패하면 그 결과는 미국인들뿐 아니라 한국, 일본 같은 우리의 동맹국들에게도 극도로 위험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100일(4월 29일)을 앞두고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북정책 실패 시) 위험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 서두르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발표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해군 장성 출신인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국무부 대변인으로 일했다. 외교와 군사 양쪽을 모두 다뤄본 흔치 않은 경험을 가진 고위당국자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 그는 “우리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모두가 명백하게 보고 있다”며 중국을 겨냥한 국방전략 강화를 핵심으로 들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취임 직후 첫 해외 순방지로 일본과 한국을 선택한 것, 국방부 내 중국 태스크포스(TF) 국장이자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참모인 일라이 래트너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에 임명된 것 등이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그는 “국방부 중국 TF가 진행 중인 중국정책 검토가 6월경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앞으로 관련 분야의 예산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이 지역에 우리가 좀 더 집중적으로 관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속적으로 천명해온 동맹 복원에 대해서도 “빈말이 아니다”라며 “그것은 명백히 오스틴 장관이 집중하고 있는 주요한 분야”라고 단언했다. “동맹은 말 그대로 우리가 국방부에서 하고 있는 거의 모든 일의 주춧돌”이라며 “우리는 동맹에 매우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앞으로 이를 실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맹과 파트너들은 그 지역에서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역량과 지식, 경험을 갖고 있으며 특정 분야에서는 우리보다 낫다”며 “이를 무시하는 것은 멍청하고 무책임하며 경솔한 짓”이라고도 했다.

 그는 북한과 관련된 질문에는 “보안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대북정책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그들(북한)이 (핵)프로그램과 역량을 진전시키려 애쓰는 방식을 볼 때 가능한 한 가장 신중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조급하게 진행했다가 실패할 경우 미국과 한국, 일본 같은 동맹국 모두에 극도로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매일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물론 보건부, 국토안보부 등 각 부처 당국자들과 수시로 통화하거나 회의를 한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다시 정상적인 질서를 되찾고 더 체계적인 정책결정 과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장차관을 비롯한 거의 모든 레벨에서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에서 달라진 대국민 소통, 언론 브리핑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브리핑이 사라지다시피 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와 달리 브리핑을 정기적으로 여는 이유로는 “미국인은 물론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에도 우리 정책을 알리기 위한 진지한 의무이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놨다.

 그는 “브리핑은 또한 우리의 적대국들을 향해 메시지를 발신할 기회이기도 하다”며 “테러리스트가 됐든 러시아, 중국, 북한이 됐든 그들은 우리의 브리핑을 주목하고 있으며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하냐’는 질문에 “특정인을 겨냥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김정은을 포함해) 모두가 듣고 있다는 것에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국방부, 국무부 양쪽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경험과 관련해 그는 “국방과 외교는 상호보완적(complementary)이어서 다른 하나가 없으면 실패한다”고 했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했다. “이 두 분야는 나란히 일하지만 외교가 앞설 때는 국방이 한발 물러나고, 혹은 그 반대가 돼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둘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